헤리티지와 아이덴티티 강조하듯 차량 톤급에 관계없는 ‘패밀리 룩’이 대세
라인업 별로 유사한 외관 갖춘 수입 트럭…상·하위 모델 간 외관 차이를 파헤치다

유럽 승용차 브랜드와 마찬가지로 유럽산 대형 트럭도 제작사의 헤리티지와 아이덴티티를 강조하듯 차량 톤급에 관계없이 패밀리 룩을 입히고 있다. 그러나 브랜드 또는 대형 상용차 대해 잘 모른다면, 다 똑같은 트럭으로 느껴질 수 도 있다. 이에 차량의 크기가 아닌 외관상 보여지는 차이로 각 브랜드별 시리즈를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해 본다.

이번 기획은 그동안 다양한 수입 상용차를 보면서, 각 브랜드 상·하위 라인업 별로 전고가 아닌 순수하게 외관만 놓고 봤을 때 무슨 차이가 있을까? 라는 궁금증으로 시작했다.

상용차 관련 관계자나 해당 차량 소유주라면 대부분 알만한 내용이겠지만 처음으로 상용차를 접하거나, 차량에 관심이 있지만 정보가 부족한 독자들에게 전문적인 수치와 사양보다는 단순히 눈대중만으로 각 사별 시리즈를 구분할 수 있도록 차량 외관 디자인 설명에 주안점을 두었다.

참고로 모델 별 사진 상단에 명시한 '난이도'는 각 브랜드의 상·하위 모델 간 외관이 얼마나 동일한지에 따라 난이도를  설정했다. 예를들어 볼보트럭의 FH와 FM 시리즈의 경우 차이가 뚜렷해 난이도가 낮은 반면, 만트럭의 TGX 와 TGS 시리즈의 외관 상 차이는 거의 없어 난이도가 높다.


볼보트럭의 모든 시리즈는 강인함과 우아함을 두루 지닌 야생마를 연상케 하듯 벌집 패턴의 대형 라지에이터 그릴, V형태의 헤드램프 등을 통해 패밀리 룩을 갖추었다.

각 시리즈 별로 구분 짓는 가장 큰 특징은 차량의 전고지만, 그 외에도 엠블럼, 사이드미러, 해드램프, A필러 등 외관만 언뜻 봐도 의외로 쉽게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이 많다.

먼저, FH 시리즈는 전면에 보이는 볼보트럭 엠블럼 사이에 크롬 바를 두 줄로 배치해 웅장함을 살렸으며, 차량 색상과 별개로 엠블럼 주변 전체를 블랙색상으로 감싸 돋보이게 했다. 또 사이드미러의 경우 에어가이드 역할을 하는 커버를 부착해, 하위 모델과 차별성을 두었다.

반면, 플랫폼을 공유하는 FM과 FMX 시리즈는 엠블럼 위에 크롬 바 장식이 한 줄로 간결하게 장식됐으며, 블랙색상으로 엠블럼 전체를 감은 FH 시리즈와 달리 6각형 모양으로 끝부분의 각을 살림으로써 날렵한 외관을 완성했다. 이와 함께 A필러는 앞 유리 각도를 FH 시리즈보다 가파르게 기울였다. 여기에 건설현장 특화 모델인 FMX 시리즈는 오프로더 범퍼와 이를 보호하는 불 바 그리고 헤드라이트 가드 등의 전용 악세사리가 부착됐다.

이 외에도, 자동차 문짝 주름 길이, 헤드램프 위에 부착된 커버 형태 차이 등 볼보트럭의 시리즈들은 닮은 듯 다른 외관을 가져, 해당 차량에 조금만 관심이 있다면 굳이 전고를 비교 안해봐도 구분하기 쉬운 편에 속한다.

국내에 판매되는 볼보트럭 모델은 차종별로 트랙터 FH, FM 시리즈가 있으며, 덤프 FH, FM, FMX 시리즈 그리고 카고에는 FH, FM, FL 시리즈 등이 있다.

 


다임러트럭의 악트로스, 아록스, 안테고, 아테고 등 유로6 중대형 시리즈는 흡사 중세시대 기사를 연상케 하는 강인한 이미지의 패밀리 룩을 갖추었다.

전반적으로 대형 라인업의 경우 외관 레이아웃이 동일한 형태지만, 헤드램프, 안개등, 그릴 등에서 형태를 달리해 각 시리즈를 구분하는데 어려움은 없다. 악트로스의 경우 ‘ㄴ’ 형태의 날카로운 디자인을 갖추었으며, 아록스의 경우 ‘ㄱ’ 형태의 다소 둥글 둥글한 느낌의 헤드램프 디자인이 적용됐다.

다만, 악트로스와 아록스 시리즈 그리고 국내에 판매되지 않는 안토스 시리즈까지 전 시리즈 모두 동일한 모델을 선택하더라도 캡 크기에 따라 라지에이터 그릴 수에 차이를 뒀다.

구체적으로 평면 플로어를 갖출 만큼 높은 전고를 가진 악트로스 시리즈의 라디에이터 그릴 개수는 5개, 그 외 낮은 전고로 엔진터널이 있는 모델의 그릴 개수는 4개로 차별성을 뒀다.

이러한 구성은 아록스도 동일하다. 캡 전고에 따라 그릴 개수는 최대 5개부터 4개, 3개 등으로 구분했으며, 악트로스의 그릴 형상과 아록스의 범퍼, 헤드램프를 적절히 조합한 안토스도 전고에 따라 3~4개 등으로 구성됐다.

참고로 국내에 출시되는 아록스 모델의 경우 전고에 따라 트랙터는 4개 또는 5개, 덤프의 그릴은 4개, 카고는 3개 또는 5개가 장착된다.

 


만트럭은 지난해 유로6 스텝C에 대등하면서, 전면 공기흡입구 디자인이 소폭 변경됐으나, 국내 도로에서 볼 수 있는 유로6 1세대 모델을 토대로 비교했다.

만트럭의 패밀리 룩은 시리즈 간 거의 유사한 형태를 취하고 있어 판독하기가 매우 까다롭다. 특히, 대형 라인업인 TGX 시리즈와 TGS 시리즈는 외관뿐만 아니라 차량 전고도 거의 동일하기 때문에 운전석 문짝에 새겨진 모델명을 확인 하는 것을 추천한다.

굳이 차이점을 찾자면, TGX 시리즈는 만트럭의 기함답게 한다면, 사이드 미러 색상이 차량 색상과 동일하다. 반면 TGS 시리즈와 TGM 시리즈의 사이드 미러 색상이 검은색이다. 다만 TGX 엔트리 모델은 검은색이다.

보다 정확하게 시리즈를 구분하고 싶다면, 정면이 아닌 측면에서 보면 정확히 구분할 수 있다. TGS 시리즈의 경우 실내공간이 작은 캡이 들어가기 때문에 앞 가드 어셈블리(휠하우스 커버)가 크게 돌출됐지만 TGX 시리즈는 대형 캡이 장착돼 가드 어셈블리가 일체형 구조를 이루고 있다. 이외의 외관 구성요소들은 모두 동일하다.

국내 판매되는 만트럭의 경우 조금 더 쉽게 판별하는 법도 있다. 예외도 있지만, 트랙터는 TGX 시리즈, 덤프·카고 TGM 시리즈로 생각하면 편하다.

참고로 붉은색 사자 이미지를 형상화 한 데칼이 차량 문짝에 새겨져 있다면, 배기량 15.6ℓ에 560마력을 발휘하는 엔진을 탑재한 TGX 상위급 모델이다.

 


스카니아의 경우 새롭게 프리미엄 모델로 출시된 S 시리즈와 풀체인지 된 R 시리즈가 있지만, 아직 국내에 수입되지 않은 점을 고려해, 기존 유로6 1세대 모델을 토대로 비교했다.

스카니아 유로6 모델은 1996년에 등장한 스카니아 4시리즈 디자인을 계승한 것으로 스카니아의 헤리티지가 고스란히 투영됐다.

다만, 20년 넘게 도로에서 비슷한 디자인을 봤음에도 불구하고 스카니아 R·G·P 시리즈의 외관은 전고, 그릴 개수 및 색상 등을 제외하면, 거의 대동소이할 뿐만 아니라 상위 호환되는 캡 등을 고려한다면, 외관 상 구분이 쉽지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명확하게 구분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라지에이터 그릴 개수다.

가장 상위 모델인 R 시리즈는 4개, 중간급 모델인 G 시리즈는 3개, 컴팩트 모델인 P 시리즈는 2개로 구성됐으며, 공기흡입구 그릴은 2개로 전 모델 동일하다. 그릴 개수 구분법은 유로4~5 모델에도 적용된다.

아울러 580~730마력을 담당하는 배기량 16.4ℓ 모델은 하위 모델보다 조금 더 특별한 외관을 갖추었다. 그릴과 공기흡입구 사이 8기통 엔진을 상징하는 V8 뱃지, 스카니아 엠블럼 사이 방열판에 양각으로 새겨진 크롬 장식, 그리고 블랙계열의 그릴 색상 등으로 고성능 모델임을 부각시켰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유로6 스카니아 모델은 R·G 시리즈가 트랙터, 덤프, 카고 전 영역을 담당하고 있다.

 


마지막 주자. 이베코의 경우 여타 경쟁사와 달리 트랙터는 스타리리스, 덤프는 트래커, 중형 카고는 유로카고 등 용도별로 시리즈를 구분한 점이 특징이다.

무엇보다 이베코는 시리즈별로 외관 형상을 완전히 달리하고 있어, 차량의 이름만 기억하면 되기에 난이도는 제로에 가깝다.

그렇다고 해서 패밀리 룩이 없다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이베코의 패밀리 룩은 크게 대형과 중형 모델로 구분되는데, 대형 모델인 스트라리스와 트래커는 언뜻 보기에 공통점이 없어 보이지만, 디자인 측면에서 많은 부분을 공유하고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자동차의 첫인상. 라지에이터 그릴이다. 두 시리즈의 전면부 중심에는 역사다리꼴 형상의 라디에이터 그릴이 자리잡고 있고 그릴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센터 바를 넣어 입체감을 살린 점이 돋보인다. 이 그릴이 이베코의 패밀리 룩의 핵심이다.

또 차량의 창문을 감싸는 삼각형 형태의 투톤 디자인, 에어덕트 및 선바이저 형태, 사이드 리피터 위치 등 두 시리즈는 알게 모르게 동일한 디자인이 입혀졌지만 차량의 표정을 만드는 헤드램프, 역동성을 상징하는 범퍼 모양 등 주요 인테리어 요소들은 달리함에 따라 이베코의 패밀리 룩 성향은 엷다고 볼 수 있다.

아울러 위에서 언급한 경쟁사들과 달리 이베코 모델의 경우 외관상 상·하위 모델 간 차이는 매우 미미해 정확한 사양을 알고 싶다면, 운전석 문짝에 새겨진 모델명과 마력을 확인해 봐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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