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향장치시스템, 차량 인프라 간 통신 등 기술적 난제
법적 제도화, 사회적 분위기 조성 등 해결도 불가피

▲ 트럭과 승용차가 간격을 유지하면서 군집주행하고 있는 모습(출처:볼보트럭)

최근 무인트럭이나 트럭의 플래투닝(Platooning/군집주행)이 일반 트럭 운전에 비해 연비가 뛰어나고 사고 발생률을 낮추며 트럭운전자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등 화물 운송 산업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트럭의 군집주행이란 차량 간 통신(vehicle-to-vehicle, V2V)으로 연결된 2~5대의 차량이 고속도로에서 함께 줄지어 주행하는 방식이다.

이때 선두 차량이 후미 차량의 조종장치, 액셀, 브레이크를 함께 조절하여 차량간격을 일정하게 유지함으로써 공기저항을 낮춰 연비를 높이고 배기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트럭의 자율주행 기술을 연구 중인 미국의 상용차 제조업체인 나비스타는 이러한 자율주행 군집트럭 상용화에 앞서 해결해야 할 기술적인 문제들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전자식 조향장치 시스템, 차량 인프라 간 통신, 자동변속기 등의 기술 향상이 요구되고 있으며 무인운행이나 자율주행을 신뢰할 수 없다는 시선도 존재하기 때문에 기술적인 문제 이외에 법적 제도화, 사회적 분위기 조성 등의 해결도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기술적·법적 문제 수두룩
미국의 상용차 제조업체 나비스타는 현재 무인차량 기술을 테스트하기 위해 만들어진 미시간대학의 가상도시 ‘Mcity’에서 보험회사, 통신업체, 정부 등과 협업을 통해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 중이다.

찰스 칠튼(Charles Chilton) 나비스타 제품개발부장은 “이렇게 다양한 분야의 업체들이 함께 트럭의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는 경우는 나비스타가 유일하다.”라고 강조하며, “트럭 간 통신은 물론 도로 내 다른 차량과의 통신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을 개발해 무인트럭이 상용화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비스타가 가장 중요하게 테스트 중인 차량 간 통신기술은 무선네트워크를 통해 선두 차량의 속력, 브레이크, 진로 등의 주행정보를 후미차량에게 전달하는 기능이다.

이를 적용하게 되면 신호등의 정지신호 패턴을 분석해 다음 정지신호 시 멈추지 않도록 속력을 예측할 수 있으며, 고속도로에서 차량의 무게측정 시 트럭을 멈추지 않고 서행하는 방식으로 측정이 가능해 불필요한 연료소비나 시간 낭비를 줄일 수 있다.

더불어 나비스타는 군집주행 중 차량 간 가까운 거리를 유지하며 자동 정속주행을 돕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daptive cruise control)’에 이어 무인차량의 핵심기술이 될 자동화 장치로 ‘자동 변속기’를 꼽으며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칠튼 부장은 운전 명령을 입력하면 스스로 작동할 수 있는 전자식 조향장치 시스템 등을 개발해 차량에 장착했지만, 아직 고속도로에서 운행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며, 추가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외에도 자율주행이나 운전자가 보조하는 반 자율주행 트럭의 경우 수집된 데이터가 여러 장비에 이용되기 때문에 해커의 공격으로 인한 보안 문제와 관련해 강력한 대비책이 요구되며, 교통사고 발생 시 보험이 어디까지 적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명확한 규정 등 무인트럭 상용화에 대한 법적 허가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는 판단이다.

안전성 향상-연비 개선이 큰 장점
나비스타에 따르면 군집주행의 가장 큰 장점은 뛰어난 연비와 안전성이다. 일반적으로 앞 차량과 뒤 차량의 거리를 약 2초로 봤을 때 일반 운전자가 앞 차량의 브레이크를 인식한 후 브레이크를 밟아도 이미 약 18~22m를 주행하게 된다.

하지만 만약에 군집주행 상황이라면 후미 차량의 브레이크가 선두 차량과 동시에 작동하기 때문에 운전자가 인식하여 브레이크를 밟기까지의 시간이 소요되지 않아 안전성이 높아진다.

또한, 연비에 있어서 나비스타와 함께 군집주행기술연구를 진행 중인 버버리 쿤(Beverly Kuhn) 텍사스A&M교통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트럭의 군집주행 기술은 운행 중인 차량의 속력과 대수, 위치 등을 고려했을 때 약 5~20%의 연료 절감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배기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차량의 안전성을 높여주며, 고속도로 상황을 개선시켜 더 많은 차가 원활하게 운행할 수 있도록 해주는 등 군집주행은 다양한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나비스타는 무인트럭보다 선두 차량에 운전자가 착석하고 후미 차량을 함께 조정하는 방식인 군집주행이 먼저 상용화될 것이며, 자율주행에 앞서 자율주차 기능이 먼저 사용될 것이라는 예측을 내세우고 있다.

▲ 유럽의 트럭들이 줄지어 운행하는 모습 (출처:구글캡쳐)

운전자에게 보다 개선된 근무환경 제공
자율주행 차량 기술의 발전이 향후 ‘장거리 트럭운전자’라는 직업을 사라지게 만들 수도 있다는 우려와는 달리, 트럭이 보다 발전할수록 ‘인적요소’는 더 중요해질 전망이다.

샌딥 카(Sandeep Kar) 프로스트앤설리반 부사장은 “자동화 차량이 운전자 채용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스트레스가 덜한 환경을 만들어 젊은 운전자들이 유입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에서 30세 미만 트럭운전자는 전체 트럭운전자의 11%에 불과한 상황으로 ‘운수산업의 적신호’로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카 부사장은 “젊은 트럭운전자 유인은 물론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고령의 운전자를 위해서라도 트럭운전자의 근무환경은 개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향후 트럭 운전자의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서는 차량의 자율운전 기술 중 운전자의 좌석시스템, 가시성, 조종장치, 운전자 인터페이스 등에 대한 투자와 기술 향상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다수의 트럭을 함께 운행하는 군집주행이 시행되어 운전자가 교대로 운전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 경우, 근무환경이 개선됨으로써 트럭운전자라는 직업으로의 긍정적인 유인책이 될 것이란 판단이다. (기사출처:한국교통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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