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판매량 기준 전년동기비 77%↑
등록 제한·번호판 웃돈으로 '영업용' 기피
1분기 등록기준 자가용 21%↑, 영업용 0.2%↓
믹서와 덤프트레일러도 덩달아 판매늘어

 

▲ 최근의 덤프트럭 폭발적인 수요 증가세는 '자가용'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현재 영업용 덤프트럭은 대폐차 외에는 신규등록이 제한되고 있지만, 자가용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여전히 모르겠어요. 작년 하반기부터 늘어난 덤프트럭 수요가 올 상반기 중에는 꺾일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에요. 국산은 공급물량이 딸리고, 수입은 재고가 바닥인 상태예요. 만들어지면 만들어지는 대로, 들어오면 들어오는 대로 나가기 바빠요. 이런 분위기가 언제까지 갈지 모르지만, 나중에 수요가 확 꺾일까 봐 걱정도 돼요. 시장이 미쳤어요.” 

작년 12월 <상용차매거진>은 ‘너도 나도 덤프트럭 공급이 딸린다’는 제하로 국내 덤프트럭 시장의 수급 상황을 면밀히 다뤘었다. 이 기사는 수도권 중심으로, 택지개발과 토목공사가 부쩍 늘면서 나타나는 덤프트럭(25.5톤)의 일시적인 수요 급증현상으로 여겼다. 그래서 수요는 2016년 상반기까지는 진행되다가 하반기 이후에는 평상시로 되돌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론, 이같은 예측은 덤프트럭 공급자인 국내 및 수입 트럭 메이커들의 종합적인 판단, 그리고 평상시의 판매현황을 토대로 한 근거를 바탕으로 했다. 아무튼 상반기 이후 덤프트럭 수요는 한풀 꺾일 것이라는데 큰 이견이 없었다.

그러나 이같은 시장 예측은 빗나가고 있다. 연말까지, 길게는 내년까지도 덤프트럭 수요는 크게 늘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전망이 무리가 아닌 것이 덤프트럭과 한 짝을 이루는 믹서트럭 내수판매도 흐름이 너무 좋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덤프 및 믹서트럭 등 건설용 트럭이 함께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온로드용 덤프트레일러도 판매가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덤프트럭은 한동안 믹서와 덤프트레일러라는 든든한 우군(?)과 함께 건설용 트럭시장을 이끌 것으로 확실시 되고 있다.

그렇다면, 무엇이 덤프트럭 시장을 이토록 뜨겁게 달구고 있는가? 이 물음에 대한 직접적인 답을 찾아냈다. ‘자가용 덤프트럭’이다. 덤프트럭의 폭발적인 판매 증가세는 ‘자가용’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현재 영업용 덤프트럭은 대폐차 외에는 신규 등록이 제한되고 있지만, 자가용은 그렇지 않다. 간단한 절차만으로 등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신규 등록이 제한되고 있는 믹서트럭 역시 자가용 증가세가 영업용에 비해 3~4배 가량 많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현재의 덤프트럭 전반적인 수요와 그 흐름, 그리고 몇 가지 특징을 구체적으로 짚어봤다. 

 

 

① 올 1분기 덤프 수요 더욱 늘어
우선 작년 4분기 이후 더욱 강해진 덤프트럭 수요다. 본지 비공식 자체 조사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1분기(1~3월) 동안 25.5톤 덤프트럭 내수판매는 1,300여 대를 기록했다. 이는 덤프트럭 수요가 크게 늘면서, 업계의 큰 관심을 끌었던 시기인 작년 4분기의 판매실적 985대를 훌쩍 넘기면서, 32% 가량 증가한 수치다. 연초 성수기라고 할 수 있는 작년 1분기(738대)에 비해서는 무려 77%가량 늘어났다.

 

덤프트럭 내수판매는 작년 1분기를 지나 2분기 683대, 3분기 684대로 다소 주춤하다가, 4분기 이후 현재까지 급증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주목되는 것은, 국산 덤프트럭의 두드러진 판매세다. 올 1분기 덤프트럭 내수판매 1,300대 중 국산은 전체 판매량의 44%가량인 577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분기(381대)에 비해 50% 이상 증가했고, 전년동기(316대)에 비해서는 무려 두 배 가까운 83%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수입 덤프트럭 역시, 판매 호황을 누리고 있다. 반면에, 국산 덤프트럭에 비해 재미를 상대적으로 덜 보고 있는 형국이다. 구체적으로 수입 덤프트럭 1분기 내수판매는 728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분기(604대)에 비해 20%, 전년동기(422대)에 비해 73% 증가를 나타냈다. 

② 국산 덤프 강세로, 점유율 껑충
둘째, 국산 덤프트럭의 상대적인 강세는 국산-수입의 시장점유율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올 1분기 국산과 수입 점유율은 44대 56 비율이다. 작년 전체의 점유율 40대 60을 감안하면, 상당한 점유율 상승이다.

국산 덤프트럭 내수판매의 상대적인 강세에 대해, 국내 및 수입트럭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수입 덤프트럭의 재고 소진, 그리고 국산 덤프트럭의 공급확대에서 그 원인을 찾고 있다.

볼보, 만, 스카니아 등 국내의 대표적인 수입트럭 업체들은 현재 덤프트럭 재고량 부족과 폭증하는 시장 수요에 적기에 대응하지 못해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 국내 최대의 덤프트럭 수입 업체인 볼보트럭코리아의 경우 신차를 구매할 경우, 대기기간이 최소 2~3개월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고 무한정 공급량을 늘릴 수도 없는 실정이다.

스웨덴 본사와의 연간 도입물량이 이미 정해져 있고, 본사에 오더(주문)를 내더라도 수개월 이상이 소요된다는게 볼보트럭코리아의 설명이다. 그래서 ‘손님’이 들어와도 앉을 자리가 없어 되돌려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반해, 국내 업체들은 재고 및 생산 문제에 있어서, 수입업체들에 비해 좀 더 자유롭다. 이제까지 수입 덤프트럭은 60~70% 정도의 점유율로 국산을 압도해 왔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수입 덤프트럭이 수급문제로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면, 현대와 타타대우 등 국내 업체들의 경우는 적절히 수급을 조절하면서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인정할지는 모르지만, 여기에는 수입트럭 업체들의 재고량 소진 및 공급량 부족에 따른 반사이익도 생각해볼 수 있다.

타타대우의 한 관계자의 말이다. “지난달(4월)에 8×4 120대를 팔았는데, 지금은 생산이 따라주지 못해 못 팔 지경이다. 현대도 매우 잘나가는 것으로 듣고 있다. 수입은 재고가 없어서 못 팔고 있을 정도다. 우리와 현대는 만들어지는 대로 바로 나가고 있다.” 2년 전까지만 해도 덤프트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타타대우의 현재의 상황이다.

 

 

③ ‘자가용 덤프’가 수요 폭증 주도
셋째는, 사용 목적이 영업용보다 자가용으로 더 많이 팔려나가고 있다. 신규 등록 제한 대상인 덤프트럭은 화물차와는 달리 주로 개별 운송업자들이 영업을 목적으로 구매하는 경향이 짙다. 그래서 자가용 덤프트럭은 평상시 전체 등록대수(건설기계)에서 12~13% 정도에 머물렀다. 판매 증가율도 일정한 선을 유지했다.

그러던 것이 작년 6월 이후 전체 등록대수의 한 자리수 증가율에 비해 자가용은 두 자리수 증가율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영업용은 오히려 마이너스 증가율을 나타냈다.

실제, 국토부에 따르면, 올 3월 말까지 등록된 덤프트럭은 5만 6,071대로 전년동기(5만 4,527대), 전분기(5만 5,023대)에 비해 각각 2.8%와 1.9% 증가했다. 이 증가율은 미미해 보일지 모르지만, 평상시 증가율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자가용은 독보적인 판매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올 3월 말까지 등록된 자가용은 총 8,468대다. 이는 전년동기(7,007대), 전분기(7,518대)에 비해 무려 20.9%와 12.6% 증가한 수치다. 영업용은 오히려 마이너스 0.2%를 보였다. 통계상 자가용과 영업용 수치는 순수 신규 등록이 아닌 자진말소(폐기, 수출, 반품 등) 및 직권말소(검사미필, 허위등록 등)사항을 반영한 것이다.

그렇다면, 덤프트럭 수요가 자가용으로 대거 몰리는 이유, 무엇을 의미하나?

현재 덤프트럭 개별 운송사업자는 대폐차로 신차 구매가 가능하지만, 신규로 덤프 운송사업에 나설 경우라면 신규 등록이 어렵기 때문에 기존 영업용 번호판을 사는 경우다. 이 경우 번호판 프리미엄(웃돈) 현 시세 1,500만 원 정도는 생각해야 한다. 그래도 영업용 번호판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마디로 일감은 충분한데, 영업용 번호판은 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신규 등록 제한이 없는 ‘하얀 번호판’의 자가용으로 몰리는 이유다.

수입트럭업체의 한 관계자는 “판매하는 입장에서 영업용이든, 자가용이든 다 좋지만 일단 팔 물건이 없는 실정”이라고 전하고 “일부 운송업자가 자가용으로 구매해서, 영업행위를 한다면 이는 불법운송이고 법적으로 충분히 문제 될 소지가 있다.”고 우려했다. 사실상 평상시의 덤프트럭 등록상황을 보면, 자가용의 증가율은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④ 믹서와 덤프트레일러도 판매 호조
끝으로, 건설용 트럭으로 덤프트럭은 혼자만 즐기지 않고 있다. 믹서트럭과 온로드용 덤프트레일러도 함께 잘 나가고 있는 것이다. 현재의 덤프트럭 수요 분위기가 올 상반기를 넘어 하반기까지도 충분한 예상이 가능하다.

본지 자체 조사에 따르면, 국내 믹서트럭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현대와 타타대우가 올 1분기 동안 판매한 믹서트럭은 730여 대로 파악되고 있다. 이는 전년동기의 460여 대, 전분기의 450여 대에 비해 각각 58.7%와 62.2% 증가한 수치다. 덤프트럭보다 그 이상의 판매실적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정확한 판매 수치는 확인하기 어렵지만, 국내 트레일러 업체들이 생산·판매하는 덤프트레일러도 상당량의 수요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충남 당진의 트레일러 전문업체인 I사는 종전 10대가량에서 지금은 매월 20여 대 정도 판매하고 있으며, 타사를 합칠 경우 월간 30여 대가량 공급되고 있다.

이처럼 덤프트럭 위주로 건설용 트럭이 전반적인 내수 호황을 맞고 있는데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정부가 그동안 경기부양책으로 추진했던 택지 개발과 토목공사가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데 주목하고 있다. 특히 수도권 중심으로 택지개발이 활발히 진행되면서, 대형급 건설 공사가 덤프트럭 수요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게 이들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여기에 최근 몇 년 동안 기름값이 하향 안정되면서, 덤프 운송사업에 새로 뛰어들거나 확장한 데서 그 원인을 찾는 경우도 있다. 

⑤ 현재 흐름은 비정상적…‘된서리 우려’
이와 관련, 타타대우의 한 관계자는 덤프트럭 현장의 분위기를 전하면서, “요새 기름값이 많이 떨어져서, 기름값이 한창 비쌀 때보다 운임수입이 월 200만 원 정도가 남는다고 한다. 그리고 수도권의 건설현장에서 벌어들이는 덤프트럭 지입차주들의 수입이 좋아 신규 수요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자가용으로 대거 수요가 크게 몰리는 데서 그 원인을 찾는다. 이 관계자는 “덤프 운송업의 신규 등록이 어려운 상황에서 웃돈이 붙은 번호판조차 구하기 힘든 상태”라고 전하고 “이는 결국 프리미엄과 영업용에서 자유로운 자가용 형태로 등록하기 때문인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는 더 나아가 “문제는 자가용으로 등록해 영업 행위를 한다면, 언젠가는 된서리를 맞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과거 4대강 사업으로 호황을 누렸던 덤프트럭 시장은 사업이 종료되면서 한동안 판매부진에 벗어나지 못했다. 이를 의식한 듯, 국내 및 수입트럭 업체들은 “지금의 수요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지만, 이후에는 깊은 판매부진이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며, 현재의 덤프트럭 시장에 대한 긍정과 부정적인 시각을 동시에 내비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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