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랙터·덤프 외 중대형 카고서 미래 비전 제시
4~5년 뒤 볼보 4,000대, 만은 수입 1위 목표
비유럽권 한국 상용차시장 성장 가능성에 큰 무게

지난 3월, 스웨덴의 글로벌 기업, 볼보그룹의 마틴 룬스테트(Martin Lundstedt) 회장이 한국을 방문했다. 이에 앞서 2월에는 독일의 상용차 생산업체 만트럭버스그룹의 제론 라가드(Jeroen Lagarde) 글로벌 세일즈 총괄 수석 부사장 역시 한국을 찾았다. 그룹의 최고위 임원들이 잇따라 방한, 기자간담회를 통해 한국 상용차시장에서의 미래의 비전을 제시했다.

“한국 상용차시장은 여전히 매력적”

마틴 룬스테트 볼보그룹 회장(왼쪽)과 김영재 볼보트럭코리아 사장이 기자들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볼보트럭은 지난 10년 이상 국내 수입트럭 시장에서 판매 1위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고, 만트럭은 최근 몇 년 사이 급성장한 브랜드다. 이들 브랜드를 총괄하는 유럽 본사 차원의 최고위 임원들이 ‘상용차’와 관련해 방한한 경우는 처음이다. 그것도 유럽을 제외한 첫 방문지로 한국을 선택할 정도였다.

이들 최고위 임원들의 한국 방문,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

제론 라가드 만트럭버스그룹 글로벌 세일즈 총괄 수석 부사장(왼쪽)과 막스 버거 만트럭버스코리아 사장이 기자들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각 그룹 내에서 한국 시장이 차지하는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준 이번 방한은 한국의 상용차시장이 여전히 발전 가능성이 있다는데 그 비중을 두고 있다.

다시 말해, 판매 확충의 한계치를 보이고 있는 트랙터와 덤프 시장에서 벗어나 현대·기아자동차와 타타대우상용차 등 국내 상용차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는 중대형 카고시장과 버스시장에 대한 관심 표명이면서, 시장 공략 여하에 따라 시장점유율 확대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그래서 볼보트럭코리아는 현재 연간 판매 2,000대 수준에서 2020년 4,000대 수준으로, 만트럭버스코리아는 향후 5년 안에 상용차업체 중 판매 1위라는 목표치와 비전을 내세웠다. 이 비전은 그룹의 글로벌 시장 관점에서, 그리고 국내 현지법인 관점에서 동시에 바라본 것이다.

만트럭버스는 특히 한국은 현재 진출해 있는 비유럽 국가 중 세 번째, 아시아 지역에서는 가장 큰 시장으로 평가했다.

결국 양 그룹 입장에서 보면, 한국은 각종 까다로운 규제 등 제품의 품질에 대한 시장의 높은 요구사항에도 불구하고, 매년 견고한 시장성을 갖고 있는 것이다. 더 나아가 미래의 비전을 충족시킬 새로운 개척지로 카고시장과 버스시장을 꼽았다.
 

한국법인 매출증대 계획에 그룹차원 적극 지원

그렇다면, 이들 임원의 방한을 통해 볼보그룹과 만트럭버스그룹은 구체적으로 어떤 메시지, 어떤 비전을 전했나.

우선 한국 상용차시장에서 시장성 확대를 위한 그룹 차원에서의 전폭적인 지원과 약속이다. 수입 상용차시장에서의 경쟁력 제고와 미래 성장을 위한 중장기 계획을 보다 구체화했다.

이를 위해 수입트럭 선두업체인 볼보트럭코리아는 트랙터와 덤프 시장에서 현재처럼 최고의 자리를 유지하면서 국내 상용차시장에 새롭게 진출한 대형 카고와 중형 카고 ‘볼보 FL’에서 시장점유율을 더욱 키워나간다는 전략이다. 중대형 카고에 대해 시장의 긍정적인 반응, 그리고 판매가 크게 늘고 있는데 대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이를 위해, 마틴 룬스테트 회장은 한국 시장에서 볼보 트럭이 향후 5년 내 연간 4,000대, 누적 판매량 3만 2,000대를 달성하기 위한 볼보트럭코리아의 ‘2020년 비전’을 완수할 수 있도록 그룹 차원의 지속적이고 강력한 투자와 지원을 약속했다.

‘2020년 비전’이란 큰 그림 하에서 볼보트럭코리아는 현재의 27개 서비스센터를 2020년까지 38곳 이상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여기에 서비스를 위한 워크베이와 부품수급, 정비 기술 인력 확충에도 심혈을 기울일 방침이다. 견고한 시장 기반을 다지기 위해 신제품 출시 위주에서 현재 구성돼 있는 자사의 풀 라인업에 서비스를 대폭 보강하는 전략도 마련했다. 판매량이 느는 만큼 서비스 인프라를 충분히 갖추고 고객 대응을 철저히 해야한다는 필요성 때문이다.

최근 몇 년 사이 급성장한 만트럭버스코리아 역시 향후 5년 간 시장 최고 성장률을 유지해 업계 1위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 점에 있어 만트럭버스의 제론 라가드 수석 부사장은 한국 내수시장 점유율 공략을 위해 그룹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이를 위해 유로6 기준에 맞춰 지난해 출시한 라인업에 더하여, 상품성을 높인 모델 및 신규 트림의 4×2 중대형 카고 등 공격적으로 신제품을 출시함으로써, 한층 완성된 풀 라인업을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6월 개최될 부산모터쇼에서 중대형 카고 실물이 공개될 예정이다.
 

만트럭버스부터 수입 버스 진출 현실화

트럭시장뿐만 아니라 버스시장 진출에도 눈길을 돌렸다. 마틴 룬스테트 회장은 작년 한국 버스시장에 간접적으로 도입한 2층 버스를 시작으로, 향후 직접적인 볼보버스의 한국 버스시장 진출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특히, 볼보버스는 아시아·태평양 시장에서 가장 까다로운 규제기준과 고객 요구사항을 갖춘 한국 상용차시장에 걸맞은 제품력과 기술 역량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만트럭버스코리아의 경우는 자사의 버스 모델을 연내 국내에 선보일 계획임을 공식화 했다. 유럽 상용차업체로서는 사실상 국내 버스시장 진출의 첫 케이스다. 버스 모델은 서울시의 수입산 저상버스 도입 계획에 따라 만트럭버스의 3도어 ‘라이온시티(Lion’s City)’로 알려졌다. 이 저상버스는 장애인을 비롯한 노약자, 어린이 등 교통약자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차량이다. 보다 고급화된 시장을 겨냥한 버스 사양 도입 여부도 주목받았다.

하지만 고급 버스는 당장은 실현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따라서 우선 낮은 단계, 즉 대중교통용부터 시작하고 나중에 고급 버스의 도입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 막스 버거 만트럭버스코리아 사장은 기존 판매되고 있는 고급 버스시장을 처음부터 잠식시켜나가겠다는 전략은 시기상조이고, 현재로선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도 고객의 요구사항에 대응하는 효율적이고 고품질 제품들을 소개할 것이라고 진출 가능성을 열어뒀다.

어쨌든 볼보그룹과 만트럭버스그룹이 한국 상용차시장에서 밝힌대로 그 비전이 제대로 실현될지는 두고보아야 할 것이다. 또한 다임러트럭, 스카니아, 이베코 등 여타 수입 상용차업체들의 경우, 아직까지 구체적인 비전 발표는 없지만 향후 움직임에도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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