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전기트럭 포함, 하루 평균 140대 트럭 생산
34개국 국적 2,700명 생산 인력 중 28% 여성 차지
‘혼돈 속의 질서’, 그 안에서 발견한 작업자의 여유

독일 하노버에서 볼보 대형 전기트럭의 출시를 확인하고, VTEX(Volvo Trucks Experience Center)에서 전기트럭을 직접 시승해봤다면, 이번엔 전기트럭이 어떻게 생산되고 있는지 확인해 볼 차례다. 열띤 시승 취재를 마치니 기자를 태운 볼보버스는 볼보트럭 투베(Tuve) 공장으로 향했다. 볼보트럭코리아가 수입하는 트럭의 전량을 생산하고 있는 볼보트럭의 핵심 사업장이다.

볼보트럭이 대형 전기트럭을 완성할 수 있었던 원천은 역시나 스웨덴 예테보리(Göteborg)에 위치한 투베(Tuve) 공장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공장은 대기 공간서부터 촬영이 철저히 금지될 정도로 엄격한 보안을 유지하고 있었다.

투베 공장에서 볼보 대형 전기트럭 모델 'FH 일렉트릭'이 조립되고 있다.
투베 공장에서 볼보 대형 전기트럭 모델 'FH 일렉트릭'이 조립되고 있다.

750마력 트랙터에 실려 CO2 프리 공장 견학
공장에 입장하니 놀이공원에서나 볼법한 3량의 공장 견학용 객차가 모습을 드러냈다. 일반적인 자동차 제조 공장 견학이 도보로 진행되는 것과 비교해 볼보트럭이 꽤나 편의성을 중시한 것이 보였다. 맨 뒤 객차에 탑승하고 보니, 코너를 돌 때 객차 선두에 위치해 있는 트랙터 운전석 쪽 레터링이 눈에 들어왔다.

‘750’, 바로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트럭 중하나로 손꼽히는 볼보트럭의 최상위 플래그십 모델 ‘FH16’의 마력 레터링이었다. 주문제작 고객만을 위해 생산되는 모델로 오직 공장 견학을 돕기 위하여 판매 모델이 아닌 4×2 모델로 특수 제작된 듯 보였다.

다만, 이산화탄소(CO2) 중립 공장인 투베 공장 견학을 내연기관 트럭으로 진행할 수 있다는 점에는 의문이 남았다. 아마 특수 제작으로 극도의 배기가스 컨트롤 능력을 발휘했으리라.

일평균 140대 트럭 생산, 여성 인력 28% 차지
견학용 객차는 트럭 조립이 진행되는 양쪽 생산 시설을 모두 관람할 수 있도록 경로가 알차게 구성돼 있었다. 너무나도 좁은 경로를 부드럽게 이동하는 트랙터 운전 실력에 여기저기서 감탄이 새어 나왔다.

‘혼돈 속의 질서’라고 했던가. 출고되는 트럭의 크기만큼이나 총면적 117,500m2에 달하는 공장의 내부는 어수선해 보이면서도 자세히 보면 정돈돼 있었다. 이곳에서 볼보트럭은 9월부터 양산을 시작한 대형 전기트럭을 포함해 일평균 낮 시간 70대, 야간 시간 70대, 총 140대의 트럭을 생산하고 있다.

1982년부터 가동된 투베 공장에는 총 34개국의 국적을 가진 2,700명의 생산 인력이 포진돼 있으며, 이 중 약 28%가 여성인 점이 눈에 띤다. 역시 인력 차원에서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볼보트럭의 경영 가치가 발현된 대목이다.

스웨덴 예테보리에 위치한 투베(Tuve) 공장에서 볼보 전기트럭의 모터가 조립되고 있다.
스웨덴 예테보리에 위치한 투베(Tuve) 공장에서 볼보 전기트럭의 모터가 조립되고 있다.

모듈 조립과 컨베이어벨트 조립 혼합 방식 활용
트럭의 조립은 혼합 방식이 활용되고 있었다. 캡과 액슬 등 세부 부품은 공장 외부나 내부 한편에서 모듈 방식으로 조립하고, 프레임과 최종 조립 과정은 중앙 컨베이어벨트에서 진행된다. 윈드실드 조립과 같은 세밀한 작업이 필요한 과정은 로봇이 활용되고 있다.

일렬로 이어진 컨베이어벨트에서는 FH, FM 등의 다양한 캡 형태와 4×2, 8×4 등 액슬 수, 마력별 엔진 사양과 변속기 사양에 따른 섀시 형태 등 무수히 많은 트럭 구성 조합에도 불구하고 여유가 보였다. 다양한 차종이 한 생산 라인에서 제작됨에도 불구하고 팀별로 짜인 작업자 사이에 춤을 추는 여성 작업자도 눈에 띄었다. 물론 레퍼토리겠지만.

섀시 프레임 조립 과정은 독특했다. 섀시는 최초 뒤집어진 상태로 주변 부품과 체결된다. 관계자에 따르면, 섀시를 뒤집어 조립하는 이유는 작업자 편의성을 높이고 불량률을 낮추기 위함이다. 섀시가 완성되면 공중에서 뒤집고 이후 상부에 캡이 얹어져 최종 결합된다.

트럭의 모양새를 갖췄으면, 제대로 작동하는지 시험해볼 차례다. 이산화탄소 중립 공장이기에 트럭의 배기가스가 공장 외부로 배출될 수 있도록 원통형의 장비가 마련돼 있었다.

내부 공장 견학을 마치고 외부로 나오자 최종 출고 승인을 받은 수많은 트럭들이 주차돼 있었다. 한국 수출용을 뜻하는 ‘KOR’ 문구가 붙어있는 차량이 곳곳에 보이는가 하면, 연녹색의 중형 전기트럭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수많은 내연기관 트럭과 남성 작업자 사이에서 어느새 빛을 발하고 있는 ‘전기트럭’과 ‘여성 작업자’. 이것이 바로 박강석 볼보트럭코리아 대표이사가 말한 상용차 시장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볼보트럭의 진정한 투자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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