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회복 기대감에 넘버 수요 는 가운데
신차 생산난 겹쳐 넘버 품귀로 시세 상승
유가 폭등에 6월 기점 넘버 수요 다시 감소
이후 8월까지 넘버 시세 100만~200만 원↓

올 상반기 내내 가파르게 상승하던 영업용 화물차 번호판(이하 넘버) 가격이 하반기 들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단위 넘버 시세를 집계하는 네이버 카페 넘버거래소와 경기도 시흥시에 위치한 중고화물차 매매상사에 따르면, 올해 1~8월 넘버 시세는 6월까지 상승하다 이후 하락하는 그래프를 그렸다. 

구체적으로 개인중형(구 개별, 최대적재량 1.5톤 초과~16톤 이하)과 개인소형(용달, 1.5톤 이하) 넘버 시세는 올해 1월 각각 2,900만 원, 2,700만 원에서 시작해 6월 3,300만 원, 3,083만 원까지 오르며 연 초 대비 약 400만 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넘버 시세는 수요와 공급의 원리를 따른다. 시중에 풀린 넘버 대수보다 넘버를 찾는 사람이 많으면 시세가 오르고, 반대로 찾는 사람이 줄면 시세는 떨어진다.

올 초 넘버는 품귀현상을 겪었다. 코로나19 완화와 차량 생산난이 겹친 영향이다. 화물운송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넘버 수요가 증가한 가운데 신차 생산 차질이 악화, 넘버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시세가 급격히 올랐다.

이 같은 흐름은 4월 이후 더 강해졌다. 정부가 화물차 운전자를 비롯한 소상공인에게 코로나19 손실보전금을 지원하기로 밝혔기 때문이다. 이에 화물차 대폐차를 고민하던 차주들이 정부 보조금에 대한 기대감에 넘버 매도 시기를 늦췄고, 결국 시중에 공급되는 넘버 대수가 줄면서 품귀현상이 심화했다. 

상황은 6월부터 반전된다. 경유 가격이 리터당 2,100원까지 치솟자 화물운송시장 신규 진입 수요가 감소하며 ‘넘버 수요 절벽’이 발생, 시세가 하락한 것이다. 여기에 소상공인 손실보전금 신청접수가 마무리돼 일시적으로 끊겼던 넘버 수급이 재개된 점도 시세를 낮춘 요인으로 분석된다.

현재와 같은 상황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 화물주선업체 관계자는 “국제 유가가 안정세에 돌입하고 있지만 경유 가격은 여전히 높은 금액을 유지하고 있어 한동안 넘버 시세는 3,000만 원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넘버 시세? 넘버 거래?

현재 국내에서 영업용 화물차 번호판(이하 넘버)을 취득하려면 다른 차주로부터 양수해야 한다. 정부가 넘버 신규 발급을 사실상 금지한 탓이다. 이렇게 넘버를 양도·양수하는 과정에서 거래자 간에 웃돈이 오가는데 이를 ‘넘버 가격’이라고 한다. 

넘버 시세는 정부가 보장하는 금액이 아닌 만큼 변동 폭이 크다. 일반적으로 화물운송시장의 경기 상황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지만 지난 2019년에 업종개편이 시행됐을 때나, ‘넘버 무상지급’을 혜택으로 내건 1톤 전기트럭이 출시했을 때 시세가 수백 만 원 출렁이는 등 정부 정책에도 밀접한 영향을 받는다. 올해는 신차 생산난과 경유가 폭등이 큰 영향을 미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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