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부터 전기트럭 급속충전 요금 11~12% 인상
2,500km 주행할 경우 충전 비용 2만 원 더 내
경유 가격 정상화되면 상황 따라 연료비 10%↑

9월 1일부터 전기차 충전 요금이 11~12% 오르지만 여전히 전기트럭의 연료비가 경유트럭보다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가 9월 1일부터 공공 급속충전기 요금 인상을 단행했다. 50㎾(킬로와트) 충전기 요금은 1㎾h(킬로와트시)당 기존 292.9원에서 324.4원으로, 100㎾ 이상 충전기 요금은 1㎾h당 기존 309. 1원에서 347.2원으로 각각 11%, 12% 올랐다.

이는 정부의 전기차 충전요금 할인제도가 지난 7월부로 종료된 가운데 글로벌 원자재 대란으로 인한 전기요금 상승분이 반영된 결과다. 환경부가 이번 인상을 두고 전기차 충전 요금을 ‘현실화’했다고 밝힌 이유다.

이에 따라 1톤 전기트럭 충전 요금도 10% 이상 올랐다. 이달부터 포터2 일렉트릭(복합 연비 3.1km/kWh)으로 월 2,500km를 주행할 경우 총 연료비는 27만 1,000원(100kW급 충전기 기준) 발생한다. 이는 기존(24만 9,000원) 대비 12.3%(2만 2,000원) 인상된 금액이다.

상황이 이러하자 일부 전기트럭 차주들 사이에선 ‘전기트럭의 연료비가 경유트럭보다 비싸질 것’ ‘저렴한 연료비라는 전기트럭의 장점이 사라지게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자체 계산에 따르면 충전 요금 인상에도 불구, 전기트럭은 여전히 경유트럭보다 경제성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들어 경유 가격이 가파르게 치솟은 탓이다. 주행 환경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전기트럭의 연료비는 동급 경유트럭 대비 평균 40% 수준 낮은 모양새다.

도심 주행시 50% 이상 연료비 저렴
차량의 연비는 주행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 현대자동차 1톤 전기트럭인 포터2 일렉트릭의 정부 공인 에너지소비효율은 도심이 3.6km/kWh, 고속도로가 2.7km/kWh이며, 포터2 일렉트릭과 사양이 동일한 경유 모델(포터2 초장축 슈퍼캡 자동변속기)의 공인 연비는 도심과 고속도로가 각각 8.8 km/ℓ, 9.3km/ℓ이다. 

전기 모델의 경우 상대적으로 모터의 효율이 높고 회생제동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도심에서 연비가 더 높은 반면, 경유 모델은 일정한 속도로 오랜 시간 달릴 수 있는 고속도로에서 연료 효율이 높은 모습이다.

이 같은 연비를 바탕으로 1톤 트럭이 월 평균 2,500km를 주행한다고 가정할 때, 포터2 일렉트릭의 월 평균 연료비는 도심 주행 시 약 24만 1,000원, 고속도로 주행 시 약 32만 1,000원으로, 경유 모델보다 각각 56%, 38%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보조금을 고려해도 결과는 비슷하다. 국토부는 현재 사업용 경유트럭을 대상으로 유가보조금과 유가연동보조금을 지급하는데, 이를 모두 감안할 경우 전기 모델의 월 연료비는 경유 모델 대비 도심 환경에서 49%, 고속도로 환경에서 28% 저렴하다. 

결국 충전 요금이 12% 수준 인상돼도 1톤 전기트럭의 연료비는 동급 내연기관 대비 28~56% 낮은 셈이다. 특히 1톤 전기트럭 대부분이 소상공인에게 인도돼 도심 주행용으로 사용되는 데다, 소위 ‘집밥’이라 불리는 완속 충전 비율이 높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여전히 전기트럭의 연료비가 경유트럭보다 절반 수준 낮음을 짐작할 수 있다.

경유 가격 낮아지면 전기트럭 경제성↓
다만, 경유 가격이 정상화될 경우 전기트럭의 경제성은 급격히 떨어진다. 현재 전기차 충전 요금이 인상됐어도 전기트럭의 연료비가 동급 내연기관보다 낮은 건 경유 가격이 그만큼 올랐기 때문이다.

실제로 충전 요금이 현 상태를 유지한 가운데 경유 가격이 지난해 8월 수준(리터당 1,441원)으로 인하했다고 가정한 뒤 두 차종의 연료비를 비교한 결과, 고속도로를 주행하는 사업용 트럭에 한해 전기트럭의 연료비가 경유트럭 대비 9.1% 비싸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충전 요금이 12% 수준 오른 건 결코 작은 수치가 아니다.”며 “지금은 경유 가격의 인상폭이 무척 가팔랐던 탓에 전기트럭의 경제성이 유지됐지만, 향후 유가가 정상화 된다면 두 차종간의 연료비 차이는 역전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소형 화물차시장 전동화 이끄는 포터2 일렉트릭

포터2 일렉트릭은 지난 2019년 말 출시된 1톤급 소형 전기트럭이다. 지난 2~3년 여간 빠른 속도로 보급되며 국내 소형 화물차 시장의 전동화를 이끌었다.

포터2 일렉트릭은 135kW급 모터와 58.8kWh 배터리를 탑재한다. 급속 충전에 50여 분이 걸리며 최장 211km를 주행할 수 있다. 전방충돌방지를 비롯해 다양한 첨단안전사양을 탑재했으며, 저렴한 연료비를 장점으로 내세워 일일 주행거리가 짧은 시내 운송 및 소상공인 용도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특장 모델 3종(내장탑·윙바디·파워게이트)이 출시돼 화물운송시장 내 영향력을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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