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이후 가격, 경유>휘발유…내년 봄까지 갈듯
유류세 37%↓에 휘발유 305원↓·경유 213원↓
기재부 “추가 대책 진행하기엔 좀 이른 시점”

최근 휘발유 가격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직전 가격인 리터(ℓ)당 1,700원 수준으로 내려갔다. 반면 경유 가격은 지난 6월 휘발유보다 비싸진 이후 좀처럼 가격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곧 동절기를 맞는 러시아가 가스 수출을 추가 제한할 경우, 경유가 역전 현상은 내년 봄까지 지속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유류세를 3차례 내려 기름값 낮췄지만, 휘발유보다 못한 혜택에 상대적 박탈감을 주고 있다.
유류세를 3차례 내려 기름값 낮췄지만, 휘발유보다 못한 혜택에 상대적 박탈감을 주고 있다.

러-우크라 전쟁이 발발한 지 어느덧 반년이 지났다. 정부는 러시아산 가스 공급 차질로 치솟던 기름값을 안정시키기 위해 작년 한 차례, 올해 두 차례 유류세를 인하했다. 한때 2,144원(6월 30일, 오피넷)까지 올랐던 휘발유는 1,751원(8월 21일)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휘발유보다 싼 경유는 이보다 여전히 100원 정도 비싼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경유가 휘발유보다 비싸진 ‘가격 역전 현상’은 6월 이후 벌써 3개월째 지속 중이다. 경유 가격이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주유비가 매출의 절반을 뛰어넘고 있는 화물차주들은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

애초 휘발유보다 비싼 국제 경유가격
경유는 휘발유 대비 상대적으로 싼 연료로 여겨져 왔지만, 실상 국제 시장에서는 경유가 휘발유보다 비싸거나 비슷한 가격에 거래된다. 휘발유에 비해 연비가 좋고 짧은 시간 내 큰 힘을 낼 수 있어 차량용뿐만 아니라 선박용, 산업용으로 널리 쓰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석유공사 오피넷(OPINET) 자료에 따르면, 2012년 이후로는 2016년 단 한 차례 일반휘발유(92 RON) 국제유가가 자동차용 경유(0.0 01%) 국제유가 대비 0.23달러 높았을 뿐, 그 외에는 경유가 매해 높았다. 2019년에는 경유가 휘발유보다 8.67달러가량 비싸게 거래되기도 했다.

상황이 이러한 가운데, 러-우크라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산 가스의 수입이 막히면서 유럽을 중심으로 경유 국제유가가 크게 올랐고, 우리나라 역시 영향을 받고 있다.

상대적 유류세 인하 효과 낮은 경유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치솟는 기름값에 작년 9월 유류세를 인하한 데 이어, 올해 5월과 7월 두 차례 추가 인하를 단행했다. 하지만 휘발유와 경유에 동일한 인하율을 적용하는 탓에 경유의 유류세 인하 효과가 낮다는 화물차주들의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애초에 경유는 산업과 물류에 주로 쓰이기 때문에 휘발유에 비해 기본 부과 세금이 적게 붙어 있다. 교육세와 주행세가 연동된 교통세의 경우 인하 전에는 휘발유 529원, 경유는 375원이었다. 정부는 유가가 급등한 지난해 11월 교통세를 20.0% 인하한 뒤, 올해 5월과 7월 각각 12.5%와 10.0% 추가 인하했다. 최종 36.5% 인하가 이뤄진 셈이다.

이를 토대로 지난 8월 15일 오피넷 기준으로 휘발유와 경유의 유류세 인하 효과를 각각 계산한 결과, 이번 최종 인하로 인해 휘발유는 304.8원가량 가격이 인하된 데 비해, 경유는 212.5원 정도의 인하 효과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경유가 '역전 현상' 당분간 이어질 듯
유류세 인하에 따른 경유 가격 인하 효과가 제한적인 가운데 경유 가격이 휘발유 대비 100원가량 비싼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정부와 정유 업계는 이 상황이 빠른 시일 내 해결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곧 러시아 내 난방 연료 수요 발생으로 인하여 가스 수출이 추가 제한되면 가격 차이가 내년 봄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것.

이에 정유 업계 관계자는 “동절기로 갈수록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가스 수출량을 더 줄이거나 공급 가격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내년 봄까지는 경유와 휘발유 간 가격 역전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국회를 통과한 법에 따라 유류세를 50%까지 탄력세율로 인하할 수도 있지만, 기름값 하락 추세와 세수 감소로 실제 적용할 가능성은 적다. 기획재정부는 “경유에 대해서 별도로 유가보조금을 지급하고 한 차례 더 증액해서 지급했기에 추가 대책을 진행하기에는 조금 이른 시점”이란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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