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가 폭등에 “중대형 친환경 트럭 언제 나오나”
국내, 준중형 이상 전기트럭 全無…볼보트럭 선점?
세계 전기트럭 시장 규모 2조 4천억, 10년 뒤 8배
업계 “도심은 전기, 중장거리는 수소와 전기로 갈 것”

“차 바꿔야 하는데 중형급 전기트럭은 도대체 언제 나오나요?”, “경유가가 너무 올라서 1톤 전기트럭 사서 화물을 바꿔야 하나 싶은데, 보조금 언제까지 받을 수 있어요?”, “수소트럭 나오면 얼마나 할까요? 7억? 개인이 구매나 할 수 있어요?” 최근 반년 사이 기자가 자주 만나는 화물차 운전자들로부터 받은 질문들이다.  

경유가 폭등에 중대형 전기트럭에 쏠린 눈들
최근 들어 국내 화물차 시장에서 친환경 중대형 트럭에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데는 직접적인 이유가 있다. 평균 운행 거리와 운행 시간이 긴 상용차 특성상 이번 경유가 폭등이 화물차 운전자들의 생계에 직격탄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화물차 커뮤니티인 버스트러커의 한 회원은 “운임은 정해져 있는데 유류비가 매출의 50~60% 정도라서 장거리 떠나서 빈차로 돌아오면 그날은 공친 거라고 봐야 된다.”며, “전기트럭이 그렇게 연료비가 싸다고 해서 알아보곤 있는데 도대체 중대형 전기트럭은 언제 나오고, 왜 먼 얘기인 수소트럭 얘기만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국내 중대형 전기트럭, 현대차 ’외면? ‘, 볼보는 ‘선점’
실제로 국내의 대표적인 상용차브랜드인 현대자동차는 향후 구상 모두 수소트럭이다.

단적인 예로 현대차는 평택시와 2030년까지 수소상용차를 대거 보급하겠다는 수소모빌리티 특구조성 MOU(양해각서)를 체결하는가하면, 정부로부터는 단 1대도 판매되지 않은 수소트럭에 대한 연료보조금 지원책을 받아내는 성과를 이뤘지만, 그 어디에도 중대형 전기트럭에 대한 언급은 없다.

또 다른 화물차 커뮤니티인 영운모의 한 회원은 “차를 바꿔야 하는데, 대형까지는 아니더라도 마이티 혹은 파비스 전기트럭만 나오면 보조금 고려해 구매를 고민해보겠는데, 출시되지도 않은 수소차 소식만 들리고 있다.”며 답답해했다. 

그렇다고 현대차의 소형트럭급 이상에서 전기트럭 개발 노력이 전혀 없었던 건 아니다. 재작년 테스트용으로 우체국에 준중형 마이티 전기트럭을 투입했다. 하지만 이후 진행상황이 감감무소식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과 유럽산 중대형 전기트럭이 국내 친환경 상용차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이후 중형급 이상의 중국산 전기트럭이 이따금 1~2대씩 신규등록됐지만, 판매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시범 운행 혹은 인증용으로 국내에 들여왔다가 안전사양 규제기준 등을 충족하지 못하고 도입실패한 것으로 추측된다.  

국내 중대형 전기트럭 시장이 본격 열린다면, 사실상 유럽산이 주도해나갈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상용차 브랜드로서 국내 수입 트럭 시장에서 뚜렷한 실적을 보이고 있는 볼보트럭코리아가 대형 전기트럭을 들여와 연내 인증을 마치고 내년에 시장에 내놓겠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볼보트럭은 더 나아가 구체적인 충전 인프라 로드맵까지 내놓을 정도의 치밀함도 보였다.

이미 대세 탄 글로벌 전기트럭 시장
국내 중대형 전기트럭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볼보트럭의 구상과 자신감은 글로벌 중대형 전기트럭 시장이 급성장한 가운데 스웨덴 볼보트럭이 중대형 전기트럭 양산과 판매를 본격화했기 때문이다.

한편 캐나다의 조사 전문 기업인 프레스던스리서치(Precedence Reseach)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 세계 전기트럭 시장규모가 19억 달러(한화 약 2조 4천억 원)에 도달했다. 대부분 유럽과 중국 등지에서 산업이 크게 성장했다. 2030년에는 약 8배 오른 156억 달러(한화 약 19조 7천억 원)까지 시장 규모가 커질 거라고 동 보고서는 예측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5월 볼보트럭이 벨기에에 대형 전기트럭용 배터리 제조 공장을 완공했으며, 이와 함께 3분기부터 볼보 중대형 전기트럭 라인업을 본격 양산한다고 밝혔다. 

글로벌은 전기와 수소 ‘투-트랙’ 
유럽, 중국, 미국 등 글로벌 상용차 브랜드들은 수소상용차 분야에서 세계 최초로 양산에 들어간 현대차를 의식, 수소상용차 개발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유럽의 다임러트럭과 볼보트럭은 2020년대 하반기(2025~2029년) 수소트럭 출시를 목표로 지난해 수소연료전지 합작법인을 세웠다. 트라톤그룹과도 함께 수소 인프라를 구축하기로 한 상태다.

친환경 상용차 보급률이 세계 최고 수준인 중국은 2017년부터 수소상용차 구매보조금을 40만 위안(한화 약 7,225만 원)으로 늘렸다. 지난해엔 ‘수소산업 육성 및 인프라 구축 계획’을 발표하며 2025년까지 수소차 1만 대를 보급하고 수소충전소를 74개소로 늘릴 계획을 세웠다.

미국은 에너지부 주관으로 수소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바이든 정부는 2030년까지 수소차 100만 대 보급 계획을 밝혔다. 중국은 2035년까지 수소차 100만 대, 일본은 2030년까지 80만대 보급하겠다고 줄줄이 밝혔다.
수입트럭 한 관계자는 “내연기관차가 부드러운 가솔린차와 힘 좋은 디젤차로 나뉘는 것처럼, 친환경 트럭 역시 도심용으로는 소형 및 준중형급 전기트럭이, 장거리용으로는 수소트럭과 전기트럭이 양분해 시장을 지배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글로벌 친환경 중대형 트럭 시장은 수소와 전기 ‘투트랙(Two-Track)’ 전략으로 가는 형국인데 반해, 국내는 1톤 전기와 수소에만 올인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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