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차량 구매 시 취·등록 금액 집중분석
동일한 화물 운임 불구 고급화 선호 바람
대형트럭 시장, 브랜드·상품성 중시 경향
준중형·중형트럭 시장은 주로 가격이 좌우
중형과 대형 사이에 자리한 준대형트럭은
가성비냐, 브랜드냐로 시장 양분된 상태

국산과 수입산 트럭 간 가격 차이가 있지만, 운임은 동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형트럭 시장을 중심으로 수입산 선호 현상은 해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국산과 수입산 트럭 간 가격 차이가 있지만, 운임은 동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형트럭 시장을 중심으로 수입산 선호 현상은 해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도로 위를 누비는 영업용 승용차(ex. 택시)는 국산 모델이 대부분이다. 고급 승용차나, 저가 승용차나 운임이 동일하기 때문에 의전용 등 특수한 목적을 제외하면, 고가의 수입 승용차를 운용할 이유를 찾기 어렵다. 반면, 국내 트럭시장에서는 국산에 비해 값이 비싸도 수입트럭의 수요가 많다. 왜 그럴까.

돈을 벌어주는 수단이자, 생계수단인 트럭은 단순히 수송본능에만 충실해야 될까.

택시의 운임을 좌우하는 요인이 거리와 시간이라면, 영업용 화물차의 운임은 적재물의 종류와 무게에 따라 결정된다. 차량 가액이 운임에 주는 영향은 전혀 없다. 다시 말해 국산과 수입산 트럭 간 가격 차이가 있지만, 운임은 동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형트럭 시장을 중심으로 수입산 선호 현상은 해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 영업 일선에서는 최근 유럽산 브랜드의 신차가 쏟아진 데다, 물류업계에 최신예 기술과 편의사양을 선호하는 젊은 사람들의 유입이 늘어남에 따라 수입산 트럭을 찾는 고객이 늘고 있다고 말한다.

※상세한 수치는 상용차매거진(98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상세한 수치는 상용차매거진(98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수입트럭은 출시 얼마 안된 신모델 위주
수입산 트럭을 찾는 이유로, 일각에서는 국산 트럭의 노후화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산 트럭의 기술력이 상당 부분 올라온 만큼, 성능 우위를 논하긴 어렵지만 신모델의 출시 시기는 확실하게 갈린다.

실제로 유럽산 수입트럭의 경우 유로6 환경규제에 맞춰 대부분 풀체인지를 거친 반면, 국산 트럭의 경우 일부 모델을 제외하고 대부분 유로6 이전에 출시돼 개량을 거친 모델들이다. 

특히, 볼보트럭, 만트럭버스, 벤츠트럭, 이베코 등이 국내에 선보인 차량은 유럽서도 출시된 지 1~2년 안팎의 최신예 모델들이다. 

반면, 국산 트럭 중 최신예 모델에 속하는 것은 타타대우의 더 쎈(2021년 출시), 현대차 파비스(2018년), 현대차 올뉴마이티(2015년) 뿐이다. 대부분의 국산 트럭은 유로6 이전부터 판매된 모델로 연식변경 등을 통해 사양을 높이고 있지만, 풀체인지와 비교해 최신사양을 담기에는 한계가 있다.

트럭 체급 커질수록, 국산-수입산 가격차 커져
본지가 국토교통부의 자동차 등록원부를 가공·제공하고 있는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의 협조를 받아, 자동차등록 시 신고되는 브랜드별 트럭 취득금액을 파악해 본 결과 차량 톤급이  높아질수록 국산-수입산 간 가격 차이가 더욱 커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거래 가격은 취득가격에 옵션가격, 부가세 10%를 추가한 것으로 실제 제작사 판매가격이다.

구체적으로 적재중량 3톤 중형트럭(배기량 4~5ℓ/4×2 기준)의 경우 국산은 5,000만~7,000만 원대 차량이 주력으로 판매가 됐다면, 유럽 수입산 모델은 8,000만 원 대에서 주로  판매되는 양상을 보였다.

적재중량 5톤 중형트럭(배기량 6~7ℓ/4×2 기준)의 경우 국산은 6,300만~8,000만 원에 주로 판매됐다면, 유럽 수입산 모델은 9,000만~1억 2,000만 원 대에 집중됐다.

적재중량 25톤 기준 대형트럭(배기량 12ℓ/10×4 기준)은 국산은 1억 6,0 00만~1억 7,000만 원, 수입산은 2억~2억 3,000만 원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트랙터(배기량 12ℓ/6×2 기준)는 국산이 1억 4,000만~1억 6,000만 원에 주로 판매된다면, 수입산은 1억 8,000만~2억 1,000만 원선에서 거래가 이루어졌다. 

국산과 수입산 간의 가격 차이를 종합해 보면, 준중형트럭의 경우 1,000~ 3,000만 원, 중형트럭은 2,000만~ 4,000만 원, 대형트럭은 4,000만~ 6,000만 원, 트랙터는 4,000만~7,000만 원 가량 대략적으로 벌어진 셈이다.

※상세한 수치는 상용차매거진(98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상세한 수치는 상용차매거진(98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수입산은 선호하는 차종·차급 따로 있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의 국내 신차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트럭이 대형화될수록 수입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트랙터 및 25.5톤 이상 덤프트럭의 경우 수입산이 우세했으며, 카고의 경우 대형트럭에서 수입산 선호현상이 두드러졌다. 

구체적으로 수입산 점유율은 트랙터의 경우 74%, 대형덤프는 75%로 조사됐다. 반면 카고트럭의 경우는 10% 수준에 못 미쳤다. 이를 차급으로 나누어 보면, 3톤급 준중형트럭의 수입산 점유율 6%, 5톤급 중형트럭은 8%, 대형트럭은 29%로 나타났다. 즉, 적재중량이 높아질수록 수입산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경향을 보였다.

이 같은 현상은 일시적으로 나타난 것은 아니다. 10년 전과 비교해보면 수입산 점유율은 꾸준히 상승세인데, 기존 강세였던 트랙터와 덤프 시장의 점유율을 굳건히 지키면서도, 중대형 라인업을 추가해 점유율을 늘린 결과로 해석되고 있다.
 

브랜드와 상품성 이유로 수입산 선호 
언급한 것처럼 차량이 대형화 될수록 국산과 수입산 가격 차이도 덩달아 벌어지지만, 오히려 수입산이 선호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트랙터와 덤프 시장에선 수입산 모델의 선호도가 높은데, 유럽 시장에서 이 두 차종은 카고와 달리 주력차종인 만큼 차주들 사이에서도 승차감, 편의사양, 조작성 등 상품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업계 한 관계자는 “트랙터와 덤프 시장에서 국산보다 유럽산 브랜드를 더 쳐주는 경향이 있다 개인 차주뿐만 아니라 지입차주들 사이에서도 일부러 수입산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최근 수입산 비중이 늘고 있는 대형트럭에 대해서는 “16톤 이상의 대형트럭을 모는 차주들 대부분이 경력직인데, 오랜 경험을 통해 수입산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이다. 과거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카고 시장에서 수입트럭은 가격과 유지비용이 비싸다는 인식이 강했으나, 최근 캐피탈과 결합한 금융상품으로 접근성을 높이고, 유상보증 프로그램을 마련해 수입산의 문턱을 낮춘 것이 주효 했다.”고 말했다.

특히 대형트럭의 경우 중형트럭보다 가격차이가 많이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체감하는 격차는 작은 것으로 파악됐다. 

가령, 2억 원 가까이 되는 대형트럭의 경우 국산과 3,000만 원가량 차이나는 것과, 7,000만 원의 국산 중형트럭과 1억 원의 수입 중형트럭의 가격 체감은 같은 3천만 원이어도 부담감이 다르기 때문이다.

생계형 및 기업물류는 여전히 가성비
대형트럭과 달리 중형급 이하 트럭은 영세 자영업자의 생계형 혹은 기업물류로 활용되는 만큼, 에어백 등이 마이너스 옵션으로 준비될 정도로 가격에 민감하다.

따라서 3톤급 준중형 및 5톤급 중형트럭 시장에서는 고급화 바람보다는 국산 브랜드가 내세우는 가성비가 먹혀들어가고 있다. 

더군다나 카고의 경우 시장 변화에 민감한 편인데, 매년 변하는 시장 니즈에 맞춰 카고 섀시 및 적재함 길이를 늘리는 등 법규 허용치 내에서 최대한의 적재능력을 뽑아내는 것 또한 국산 브랜드를 찾는 이유다.

이 외에도 별도의 특장장비를 요하지 않는 덤프와 트랙터와 달리 카고트럭의 경우 탱크로리, 지게차, 탑차 등 특장 대응 능력이 중요한데, 특장업계에서도 인증비용 문제로 국산 브랜드 위주로 특장을 개발하는 만큼, 수입산 트럭의 경우 특장에 대한 대응 능력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특장 시장 자체가 저가형 모델을 선호해 사실상 수입산 특장차의 수요는 드물다.

전반적으로 준중형과 중형트럭 시장에서는 편의 및 안전사양보다는 가격과 적재능력이 더 중요한 구매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준대형트럭, 가성비와 브랜드 사이서 시소
중형급 이하는 가성비로, 대형트럭은 상품성과 브랜드로 점차 수요가 이동하는 가운데 최근 새롭게 형성된 8톤급 준대형트럭 시장 향방에 이목이 집중된다.

8톤급 준대형트럭 시장은 2019년 7월부터 업종개편이 시행됨에 따라 최대 16톤까지 허용되면서 국산 및 수입산 브랜드 모두 앞 다투어 준대형트럭 라인업을 모두 런칭하며, 점유율 재편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현대자동차는 지난 6월을 끝으로 메가트럭을 단종하고 파비스를 전면에 내세웠으며, 타타대우는 최근 대형급 사양을 적용해 상품성을 개선한 프리마를 선보였다. 볼보트럭은 지난 9월 상품성이 강화된 올 뉴 FE 시리즈를, 만트럭은 5월 풀체인지 된 TGM 모델을 선보였다. 벤츠트럭 또한 기존 1830L 아록스서 2130L 아록스로 업그레이드 했다. 스카니아도 지난해 P 280 모델 출시에 이어 지난 8월 P360까지 출시하는 등 준대형트럭 시장을 두고 전운이 감돈다.

전반적으로 국산 브랜드의 경우 시장 니즈에 맞는 사양들로 구성하고, 수입산 대비 저렴한 가격에 뛰어난 적재능력을 갖춘 가성비를 내세웠다면, 수입산은 디자인, 첨단 안전&편의사양, 승차감, 브랜드 가치 등을 내세웠다.

현재까지 준대형트럭 시장 상황을 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판매된 수입 준대형트럭의 점유율은 10% 수준으로 국산 브랜드가 선전하고 있지만, 아직 시장이 완전히 고착되지 않았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8.5톤 준대형트럭(배기량 6~7ℓ/4×2 기준)의 가격을 보면, 국산은 8,300만~9,500만 원에서 많은 신차 거래가 이뤄졌다면, 수입산은 1억 1,000만~1억 3,500만 원 선에서 주로 거래됐다. 즉, 국산과 수입산 간 가격 차이는 3,0 00만~5,000만 원 정도다.

가격과 점유율 그리고 적재중량까지 중형과 대형트럭 사이에 자리한 준대형트럭. 이 같은 상황에서 가성비를 중시한 국산 트럭이 기세를 잡을지, 고급화 전략과 브랜드를 위시한 수입산이 화물차주들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화물차 시장에 남은 마지막 파이인 준대형트럭 시장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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