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집행위·배출가스규제자문위
유로7 기준 검토…상용차업계 ‘초긴장’
유로6D보다 배출가스 허용 기준 강력
EU, 2025년 목표로 연말 ‘초안’ 발표
상용차업계, “더 이상의 내연기관 어렵다”

유럽에서 유로6(EURO6) 이후 최초로 배출가스 추가 규제에 대한 논의가 본격 시작됐다. 향후 배출가스 규제는 유로6 스텝E가 아닌 ‘유로7(EURO7)’로 새롭게 출범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의 배출가스 규제인 유로6 스텝D가 유럽서 시행된 지 약 3년 만이다. 유로6 기준에서 스텝(A, B, C, D...) 단계로 전개될 것으로만 여겼던 글로벌 상용차 브랜드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엔진 및 후처리장치 개발에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에 따르면, 2025년 종전보다 더 강력해진 ‘유로7’ 시행을 목표로 올해 말까지 초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EU의 집행부 격인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는 배출가스규제자문위원회(AGVES, Advisory Group on Vehicle Emission Standards)와 함께 유로7 기준을 검토하고 있다. 

유로7는 현행 유로6 스텝D 기준보다 더욱 강화되는 기준이다. 이런 가운데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 EA) 소속의 글로벌 상용차 업체들은 현재 내연기관의 배출가스 저감기술이 한계에 다다른 만큼, 유로7 추진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EC, 강·중·약 3가지 유로7 개정안 두고 고심
EC는 유로7 제정을 두고 세 가지 방안을 발표했다.

첫 번째는 유로6 수준에서 ‘소폭 개정’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다양한 주행 환경에 걸맞게 배출가스 규제 기준을 다양화하고 밴, 트럭, 버스 등 각 차종에 걸맞은 배출가스 기준을 개별적으로 마련하는 것이다. 또한, 현재 시행되는 배출가스 테스트를 간편화하되 실제 주행에 중점을 둬 기준을 강화토록 하고 있다. 

두 번째는 ‘대폭 개정’이다. 첫 방안 외에 모든 차량에 엄격한 대기오염 제한 기준을 두고 현재는 규제되지 않는 대기오염 물질인 아산화질소(N2O) 등에도 새로운 규제 기준을 마련한다는 방안이다. 

세 번째는 ‘전면 개정’이다. 차량이 운행하는 내내 배출가스를 측정하며 배출가스 자가진단 장치(OBD)를 통해 실시간으로 대기오염 데이터를 수집하는데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각지에서 차량의 운행 적합성 테스트를 벌이고 배출가스 단속지역에선 자동으로 ‘배출가스 제로’ 모드가 활성화되도록 시스템화한다는 구상이다.

AGVES, 유로7 규제 두 가지 강화안 제시
AGVES는 유로7에 걸맞은 강력한 규제를 주장하며 총중량 3.5톤 이상 중대형 상용차(HDV)에 관한 유로7 예비 기준을 발표했다. 

배출가스 허용 기준을 두고 두 가지(유로7 A, B) 예비안을 마련했는데, 종전보다 강력해진 규정은 물론, 새로운 규제물질이 추가됐다. 

중대형 상용차 기준 유로7 A안의 경우 kWh당 질소산화물(NOx) 120mg, 일산화탄소(CO) 1,500mg, 메테인(CH4) 100mg, 아산화질소(N2O) 50mg, 비메탄탄화수소(NMHC) 50mg, 암모니아(NH3) 50mg 이하로 배출해야 한다.

유로7 B안은 이보다 더 강화된 규제다. 질소산화물(NOx) 40mg, 일산화탄소(CO) 400mg, 메테인(CH4) 50mg, 아산화질소(N2O) 25mg, 비메탄탄화수소(NMHC) 25mg, 암모니아(NH3) 10mg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덧붙여 실도로측정방식(RDE)을 한층 강화해 기존 0~30℃보다 강화된 –10℃~40℃ 환경에서 배출가스를 측정하고, 현재 700m보다 높은 고도인 1300m 에서도 규제 이내의 배출가스를 발생시켜야 한다.

ACEA, “기술적 한계”…유로7에 반발
유럽 상용차 업체를 대표하는 ACEA는 AGVES가 공개한 유로7 기준에 대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AGVES가 제시한 기준은 지나치게 엄격하고 내연기관 차량이 대응하기 어려운 범위라고 주장했다.

ACEA 소속의 상용차 업체로는 다임러그룹(벤츠트럭), DAF, 이베코, 폭스바겐그룹(만트럭버스, 스카니아), 볼보그룹(볼보트럭, 르노트럭) 등이 속해있다.

AGVES가 제시한 실도로측정방식은 주행 조건에서 평균 속도를 정하지 않았고 고도 등 지형에 따른 합리적인 기준도 없이 배출가스 통과 기준만 까다롭게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또한 AGVES가 제시한 유로7 A, B안 어느 것도 현재 상용차업체가 구현하기 힘든 수준이라며, 현재 엔진 및 후처리장치 기술력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현재 상용차업체 대부분은 유로6에 대응하기 위해 DPF·EGR·SCR·DOC·LNT 등의 추가 후처리장치를 부착하고 있다.

ACEA 관계자는 “이 기준으로 상용차를 만들면 제대로 작동할 수 있을지 의심되는 수준”이라고 말하며 “새로운 기준 마련보다 실도로측정 이동식측정기(PEMS) 개선 등 현재 기준에서도 손봐야 할 문제점이 쌓여 있다.”고 말했다.

ACEA 관계자는 나아가 유럽위원회에 ▲유로7의 구체적 목표 확립 ▲대기오염비율, 비용효율성을 고려한 새로운 오염물질 규제대상 선정 ▲오염물질 배출검사 절차 변화 ▲탄소 배출에 기여하는 친환경 자동차에 대한 지원 ▲유로7 관련 이해 당사자 간 열린 토론을 제안했다.

한편, EC 관계자는 “현재까진 유로7 기준을 논의하는 단계에 불과하다.”고 전했으며 “올해 말까지 유로7 초안 마련을 목표로 올 2월부터 자문위원회와 상용차업체 관계자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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