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기술로 무장한 5세대 악트로스, 도로에서 만나다
5대 혁신 기술과 60가지 신기술로 고객 니즈 100% 반영
미러캠, 적응해보니 사이드미러 완벽 대체에 손색없어

첫 인상은 웅장하지만 조금은 생소했고, 주행 중 시선은 당황했지만 이내 적응했다. 무엇보다 5세대 메르세데스-벤츠 트럭의 혁신 사양에 대한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 ‘현존하는 가장 혁신적인 트럭’이란 명성을 붙인 ‘더 뉴 악트로스(The new Actros)’를 시승해본 기자의 첫 소감이다.

메르세데스-벤츠 트럭(이하 벤츠트럭)은 지난 9월 10일 5세대 악트로스인 ‘더 뉴 악트로스’(이하 뉴 악트로스)를 온라인으로 국내에 공식 런칭했다. 코로나19로 오프라인 런칭방식을 디지털로 전환해 국내에 소개시켰다.

재작년 독일 하노버에서 개최된 ‘2018 IAA’에서 ‘미러캠(MirrorCam)’으로 전세계 관람객들의 가장 큰 주목을 받았던 그 악트로스로, 2년 만에 우리나라에 출시된 것이다.

지난 2018년 독일 하노버에서 개최된 ‘2018 IAA’에서 첫 선을 보인 5세대 악트로스 모습
지난 2018년 독일 하노버에서 개최된 ‘2018 IAA’에서 첫 선을 보인 5세대 악트로스 모습

벤츠트럭은 뉴 악트로스의 5대 혁신사양과 60여 가지 신기술을 선보이기 위하여 전라남도 여수 일대에서 1차 시승회를 개최했다. 이날 시승에는 뉴 악트로스의 글로벌 출시를 기념하기 위하여, 전 세계 400대 중 국내에 28대 배정된 한정 모델인 ‘뉴 악트로스 에디션1(The new Actros Edition1) 2663LS’ 모델이 사용됐다.

해당 모델은 초고중량 및 다목적 화물 운송에 적합한 모델로, 단순히 파워만을 가지고 차량의 급을 완벽히 나눌 수는 없지만, 8년 만에 선보이는 벤츠트럭의 글로벌 한정판 모델인 만큼 ‘프리미엄’으로서의 가치는 여기저기서 돋보였다.

‘변하지 않는 가치’, 미래를 앞당기다

매 세대 악트로스의 진화는 벤츠트럭만의 ‘변하지 않는 가치’를 지키면서도 고객 니즈와 시대에 순응하는 방향으로 진행된다. 이번 5세대 뉴 악트로스 역시 기존 삼각별의 정체성은 유지한 채, 디자인에서 파워트레인, 그리고 5대 혁신사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미래 가치를 끌어왔다.

외관을 보자마자 가장 눈에 띈 것은 단연 기존 외부 사이드미러를 완벽히 대체한 ‘미러캠’이었다. 기존 A필러의 상단부터 하단까지 이어진 커다란 사이드미러가 걷히고 운전자의 시야를 전혀 방해하지 않는 컴팩트한 디지털 카메라가 양쪽에 설치됐다. 벤츠트럭에 따르면 미러캠을 장착함으로 인해 사이드미러의 공기저항까지 줄여 약 1.3%의 연료 절감도 실현했다.

5세대 더 뉴 악트로스의 미러캠(왼쪽)과 4세대 악트로스(오른쪽)의 사이드미러 사이즈 및 장착 위치 비교

뒤이어 차량 전면에 위치한 4개의 LED 헤드라이트와 한정판 크롬 레터링이 눈을 사로잡았다. 일루미네이션 스타로고와 블랙쉴드 라지에이터 그릴은 조화를 이뤘다. 특히, 전면 상단에는 이번 한정판 모델에만 순정으로 장착되는 보조 헤드램프가 장착돼 있어 운전자의 야간작업 능률을 향상시켰다.

탁 트인 시야, 첨단 조종석 연상케 해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대형 트럭은 운전석에 오르는 것부터 쉽지가 않은 작업이다. 좌석은 이미 웬만한 성인의 신장보다 높은 위치에 있다. 오르는 발판 위쪽에서 운전자를 반기는 ‘Edition1’ 레터링을 지나 문과 차체에 위치한 손잡이에 의지해 어렵사리 운전석에 앉으니 탁 트인 시야가 펼쳐진다.

전면 유리는 대형 트럭답게 높은 위치에서 넓은 시야각을 확보하고 있다. 운전석에선 좌우측 사이드미러를 대체한 미러캠조차 보이지 않았으며, A필러는 충분히 얇아 사각지대가 없었다. 전면 유리의 좌우 곡선이 부드럽게 처리돼 큰 왜곡 없이 좌우의 시야도 트였다. 혹여나 좌우 A필러 안쪽 사이드미러 대신 설치된 15인치 디지털 디스플레이가 시야를 가릴까 우려했지만 기우였다.

외부로 향한 시선을 운전석으로 거두니 두 개의 커다란 스크린이 시야에 들어왔다. 기존 계기판과 멀티미디어 박스를 완전히 대체한 ‘멀티미디어 콕핏(Multimedia Cockpit)’이 센터의 공간을 깔끔히 정돈했다. 기존 트럭과는 차원이 다른 조작성과 미래 지향적인 유저 인터페이스는 “나, 프리미엄 트럭이야”라고 잔뜩 티를 내었다.

시동 버튼을 누르니 스크린이 화려한 애니메이션으로 운전자를 반겼다. 간단한 주행 정보는 물론, 트랙터의 3축을 리프팅하거나 좌우 미러캠 조정 및 세부 설정 등 모든 컨트롤이 두 개의 스크린으로 모두 조작이 가능했다. 스마트폰을 연결하니 기존 활용하던 네비게이션 앱도 사용이 가능했다. 모든 조작은 단순 터치로 조작이 가능했으며, 차체 리프팅과 같은 자주 사용되는 기능들은 추가로 버튼으로 추출하여 조작성을 높였다.

시승을 도와준 전문가에 따르면, 향후 국내 시장에도 도입을 계획 중인 원격 진단 및 정비 예약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는 하드웨어도 미리 탑재되어 있다.

시승 코스는 여수 소노캄 호텔에서부터 주삼 IC까지 약 30km의 정체 구간과 국도 구간으로 구성돼 있었다.
시승 코스는 여수 소노캄 호텔에서부터 주삼 IC까지 약 30km의 정체 구간과 국도 구간으로 구성돼 있었다.

당황했던 첫 시선, 적응하니 완벽한 가시성 보여

안전을 위하여 차량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듣고 전문가의 도움으로 시동을 걸어 본격적인 출발 준비를 했다. 시승 코스는 여수 소호캄 호텔에서부터 주삼 IC까지 왕복 약 30km로 초기 정체 구간과 국도 구간으로 나뉘어져 구성돼 있었다.

출발 전 가장 처음 시선이 갔던 건 미러캠과 연동된 좌우측 A필러 안쪽 15인치 디스플레이였다. 주행을 하기 위하여 사이드미러를 살피려고 시선을 옮기니, 그제야 사이드미러가 없다는 것을 눈치 채고 당황한 시선을 디스플레이로 옮겼다.

디스플레이 내에는 푸른 계열의 긴 실선과 3개의 노란색 짧은 실선이 표시돼 있었다. 푸른 계열의 실선은 차량의 맨 후방을 표시하도록 운전자가 설정하는 선으로 트레일러를 연결하여 꼬리에 맞춰 선을 설정하면 트레일러가 꺾이더라도 카메라가 자동으로 각도를 조정해 맨 후방을 비춰 사각지대를 없앤다. 또한, 노란 실선은 주행 시 자동으로 표시되는 선으로 좌우측 후방 차량의 거리 표시와 후측방 경보를 지원한다.

미러캠에 대한 짧은 적응을 거친 후 출발을 하니 강력한 동력이 발끝에 전달됐다. 벤츠트럭 라인업 중 가장 강력한 파워트레인이 탑재된 에디션1의 출발은 가벼우면서도 강력했다. 배기량 15.6리터 직렬 6기통의 OM473 엔진이 탑재돼 최고출력 625마력을 자랑했으며, 메르세데스 파워시프트3(MPS3) 자동/수동 겸용 12단 변속기를 맞물려 변속감도 체감하기 어려울 정도로 우수했다.

스티어링 휠은 수평에 가까워 시야를 조금도 가리지 않았다. 대형트럭인 만큼 스티어링 휠 유격의 폭은 상당했으나 매우 부드러워 차량의 조향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

정체 구간을 지나 탁 트인 국도 구간에 접어들어 기어를 하나씩 올려나가니 각각의 단수에서의 동력 전달이 인상적이다. 커다란 백미러로부터 불어오는 풍절음도 전혀 없었다. 뉴 악트로스의 높은 운전석에서 사이드미러가 없는 탁 트인 시야로 바라보는 여수의 넓은 바다는 시원했다. 국도의 굴곡을 지날 때마다 에어가 가득 차 있는 운전석 시트와 함께 편안한 탑승감을 도왔다.

전문가가 '액티브 드라이브 어시스트(ADA)' 기능을 시연해주고 있다. 
전문가가 '액티브 드라이브 어시스트(ADA)' 기능을 시연해주고 있다. 

전문가의 도움으로 5대 혁신 사양 중 하나인 ‘액티브 드라이브 어시스트(ADA)’ 기능을 체험해봤다. 안전을 위하여 체험 시승을 도와준 전문가가 천천히 운전대에서 손을 놓았다. 페달에 얹어져 있던 발도 거뒀다.

차량은 좌우측 차선을 인지해 조향이 자동으로 이뤄졌다. 앞 차가 신호를 받아 속도를 줄이니 트럭이 속도를 줄이다 앞 차가 가속하니 자동으로 RPM이 올라갔다. 앞차와의 유지 거리는 물론 속도 조절도 운전대 위에 있는 리모콘으로 쉽게 조작이 가능했다. 번잡한 도심 구간에 다다라서도 작동이 유지됐다. 2단계 수준의 부분 자율주행 기능으로 트럭 부문에서는 최초의 상용화 사례다.

여기에 시승에는 안전상의 문제로 시연하지 못했지만 ‘액티브 브레이크 어시스트 5(ABA5)’로 명명된 자동 긴급 제동 시스템까지 더해진다면 더욱 완벽한 반 자율주행운전을 도울 수 있었다.

메르세데스-벤츠 트럭 '더 뉴 악트로스'에 적용된 ABA5 시스템 
메르세데스-벤츠 트럭 '더 뉴 악트로스'에 적용된 ABA5 시스템 

ABA5는 업계 최초로 보행자 인식 기술이 적용돼 차량 시스템 한도 범위 내에서 보행자를 감지 할 시 완전 제동을 시행해 높은 차량에서 운행 시 발현 가능한 사각 지대에서 사고 피해를 줄이거나 예방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기능이다. 레이더와 카메라 시스템의 조합으로 작동돼, 시속 90km/h까지 트럭의 전 속도 영역의 시스템 범위 내에서 작동한다.

메르세데스-벤츠 트럭 '더 뉴 악트로스'에 적용된 PPC+ 시스템 
메르세데스-벤츠 트럭 '더 뉴 악트로스'에 적용된 PPC+ 시스템 

지형 예측형 크루즈 컨트롤인 PPC+도 시연했다. PPC+는 GPS와 정밀한 3D 맵을 활용해 지형에 따라 차량의 가속과 감속뿐 아니라 최적의 출력과 변속을 차량 스스로 제어하는 기능이다.

특히,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국내 지형의 특성 탓에 제대로 적용되지 않았던 이 기능이 현재는 국내 신설 도로 대부분 업데이트 돼 국내 도로 인식 성능이 매우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이에 국내 지형에 맞게 최적의 연료 소모를 할 수 있도록 가속과 감속을 스스로 제어하는 예측 주행 시스템이 더욱 강화됐다. 불필요한 제동 및 가속, 변속을 방지하고 가장 효율적인 연비를 달성하도록 운전자에게 도움을 주는 것.

‘변하지 않는 가치’를 화두로 던진 벤츠트럭의 5세대 ‘뉴악트로스’. 50여 분간의 짧은 시승임에도 뉴 악트로스의 5대 혁신사양은 이제는 ‘선택사항’이 아닌 ‘필수사항’으로 다가왔다. 전염병으로 인해 더욱 장기화되고 있는 시장 침체기를 혁신으로 무장한 뉴 악트로스가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팩트체크] 사이드미러, 없어도 되는가

메르세데스-벤츠 트럭는 상용차 업계 최초로 5세대 뉴 악트로스에 사이드미러가 아닌 '미러캠(MirrorCam)'을 선보였다.

사이드미러가 없는 차량으로 최초이다 보니, 업계에선 ‘트럭에 사이드미러가 부착되지 않아도 되는가?’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국내 자동차안전 관련 법규 상 사이드미러는 없어도 된다. 자세히는 사이드미러 대신 장착된 미러캠이 사이드미러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사이드미러를 대체할 목적으로 관련 규정을 개정하는 추세다. 지난 2015년 국제연합(UN) 자동차기준세계포럼은 자동차 안전에 대한 국제 기준을 개정하며 사이드미러 의무 장착 규정을 없앴고 유럽연합(EU)과 일본도 이듬해 사이드미러가 없는 차량의 도로 운행을 허용했다.

한국도 2017년 카메라와 같은 기계장치가 거울을 대체할 수 있도록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을 개정했으며, 올해 7월부터 자동차 분야에선 국내 최초로 아우디 E-트론이 도로를 달리기 시작했다.

사이드미러 대신 미러캠을 사용하면 주행 저항이 감소돼 약 2~4% 가량 연비 상승은 물론 주행안정성 개선 및 사각지대 해소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차량 구조가 바뀌면서 디자인의 자유도도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지난 9월 12일 진행된 메르세데스-벤츠 트럭의 ‘뉴 악트로스’ 시승회는 코로나19라는 엄중한 상황을 고려해 정부의 3단계 방역 수칙을 철저히 준수하여 진행됐으며, 일부 고객만을 대상으로 소규모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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