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트럭 4종 라인업 발표했지만
공장시설은 전무…생산에 근본 의문
‘니콜라’ 이름으로 한국·해외진출 요원

니콜라 원의 모습
니콜라 원의 모습

글로벌 상용차 시장에 친환경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현재 디젤 엔진 위주의 상용차 시장은 유럽과 북미가 주도하는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친환경 연료가 미래의 상용차 핵(核)으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상용차 업체들은 아직까지 제대로 형성돼 있지 않은 친환경 상용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글로벌 상용차 시장에서는 차세대 친환경 연료 중 하나로 ‘수소’를 꼽고 있다. 수소는 대용량을 저장할 수 있고 충전시간도 빨라 장거리 운송을 해야 하는 상용차에 적합하다는 평가 때문이다. 이 분야에서 한국의 현대자동차와 일본의 토요타가 수소 승용차와 함께 수소상용차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내면서 글로벌 상용차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실제, 토요타는 2018년부터 수소 시내버스 양산에 돌입했고 2019년에는 수소트럭 시범운행을 시작했다. 현대차는 올해부터 세계 최초로 수소트럭 양산 체제에 돌입하는 등 수소상용차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여기에 2014년 탄생한 미국의 니콜라(Nikola)가 미래의 수소트럭에 대한 비전을 제시, 글로벌 상용차 시장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신생업체인 니콜라가 발표한 수소트럭의 제원만 보자면 내연기관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다.

니콜라가 내세운 수소대형트럭 ‘니콜라 원(Nikola One)’의 경우, 완충 시 주행거리는 1,600km에 달하고 충전시간은 15분 만에 이뤄지며 출력은 최대 1,0 00마력을 발휘한다. 지난 7월부터 양산에 돌입한 현대차 수소 엑시언트가 주행거리 400km에 최대출력 476마력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스펙이다.

그런데 니콜라는 여태껏 상품화 이전의 프로토타입만을 선보였을 뿐 실제 트럭을 선보인 적이 없다. 그래서 업계의 관심 이면에 의구심도 함께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 나스닥 상장 직후 주가가 한때 현대차의 시가총액을 뛰어넘기도 하고, 실증할 만한 제품이 없어 주가가 곤두박질치는 경우도 생겼다.

니콜라 투의 모습
니콜라 투의 모습

니콜라 수소트럭에 대한 강한 의혹
이렇듯 니콜라가 정말 수소트럭을 생산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은 날로 커지고 있다. 

미국 경제매체 블룸버그는 지난 8월 기사에서 “2016년에 공개된 ‘니콜라 원’에 기어와 모터, 수소 연료전지가 장착돼 있지 않다.”고 전하고 니콜라 수소트럭의 스펙이 과장되었다고 밝혔다.

수소트럭 생산 능력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니콜라는 당시에 2020년부터 니콜라 원을 소비자에게 판매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현재까지도 실제 트럭이 생산되지 않고 있으며 니콜라 트레의 생산시기도 2022년이라고 밝혔다가 2023년으로 조정하는 등 생산시기가 계속 미뤄지고 있음을 지적했다.

특히, 실제로 움직이는 트럭을 내놓은 적은 없으면서 라인업만 늘린다고 비판했다. 현재까지 니콜라가 발표한 수소트럭은 니콜라 원, 니콜라 투, 니콜라 트레, 니콜라 배저로 총 4종에 이르지만 생산공장은 전무하다. 지난 7월에 미국 애리조나주 쿨리지 시에 공장을 건설한다며 착공식을 가졌지만 쿨리지 시는 구체적인 건축 계획을 전달 받은 게 없다고 전했다.

이처럼 니콜라 수소트럭에 대해 각종 의문이 제기되는 가운데 트레버 밀턴 니콜라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니콜라 수소트럭은 문제없이 생산되고 있다.”며 “니콜라는 이미 스웨덴 수소연료전지 개발업체 ‘파워셀’과 완성차 제조업체 ‘이베코’와 협력하고 있다. 우리가 가짜라면 이들이 함께 트럭을 생산할 리 없지 않은가.”라며 논란을 일축했다.

물론 니콜라의 수소트럭이 양산된다면 이 같은 논란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의 경우처럼, 양산 모델이 나오기 전까지 많은 구설에 휘말렸으나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의 틀을 깬 혁신적인 전기차 모델을 선보이며, 의구심을 일거에 불식시킨 사례가 있다. 

니콜라 트레의 모습
니콜라 트레의 모습

실제 수소트럭 생산해도 판매는 난망
니콜라가 실제 트럭을 양산해 각종 의혹이 풀린다고 하더라도 해외 진출은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이유는 크게 ‘차량타입’과 ‘출시시기’다.

프로토타입으로 선보인 모델 대부분 북미와 오세아니아 지역서 애용하는 컨벤셔널 타입의 트럭이다. 좁은 길이 많은 유럽과 한국에 휠베이스가 긴 컨벤셔널 타입 방식은 회전반경이 커 규제를 제외하더라도 선호되지 않는다. 

실제 지난 2014년 미국의 글로벌 상용차 제조기업 나비스타가 컨벤셔널 타입 ‘인터내셔널 프로스타(In ternational ProStar)’를 한국에 출시하며 도전장을 던졌지만, 실패로 끝난 상태다.  

국내 업계에선 니콜라 수소트럭이 국내에 도입된다면 지난해에 공개된 캡오버 타입의 ‘니콜라 트레’가 유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니콜라 트레는 유럽 기준에 맞춰 설계된 수소트럭이고 우리에게도 익숙한 이베코와 협력하여 제조하고 있는 트럭이기에 국내 소비자 입장에선 익숙한 편이다.

시기도 문제다. 니콜라에 따르면 니콜라 트레가 출시될 시기는 2023년이다. 현대차는 이미 수소트럭 양산화에 성공했으며 내년부터 국내에 수소트럭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2025년까지 유럽 내 수소트럭 보급 계획을 밝혔고 국내에선 10종 이상 차종을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토요타도 올해 자회사 히노와 협력해 대형 수소트럭 개발에 착수했다. 니콜라가 노릴 만한 시장이 좁아지고 있는 셈이다.

한국 진출가능성은 ‘제로’에 근접
특히, 친환경 상용차는 단순히 차량 스펙만으로 승부하지 않는다. 충전인프라와 정비인프라를 동시에 확보해야 하고 트럭 판매 이상으로 사후관리가 중요하다. 충전인프라는 그럭저럭 확보한다고 해도 이미 국내에 최다 정비망을 확보하고 있는 현대차와의 경쟁에선 밀리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 

니콜라가 국내에 진출하기 위해선 각종 의혹에 대해 명확히 해명해야 하고 발표했던 차량이 제대로 굴러가는 모습을 선보이는 게 급선무다. 이후에도 국내엔 후발주자로 참여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충전인프라부터 정비인프라까지 더 섬세하게 접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니콜라 트레의 모습2
니콜라 트레의 모습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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