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 모임인 ‘위너스클럽’ 볼보트럭에 ‘감동’
차량 결함 해결 노력에 ‘감사의 카퍼레이드’ 펴
‘제품 하자­서비스 대응’에 감사표시는 이례적
볼보트럭 “門 열어놓고 고객목소리 언제나 경청”

지난 16일 볼보트럭 차주모임인 위너스클럽의 회원 24명이 부산신항서 동탄 볼보트럭 본사까지 약 350km에 걸쳐 카퍼레이드를 진행했다.
FH540 25톤 카고 차주이자 위너스클럽의 클럽장을 맡고 있는 권영호 씨
 카퍼레이드를 위해 하루 업무를 포기하고 위너스클럽 차주들이 모였다.

◆ AS에 감사!…부산신항에 스스로 모인 ’24대의 볼보트럭‘
16일 오전 11시. 부산신항에서 24대의 ‘볼보트럭 위너스클럽(이하 위너스클럽)’ 소속의 볼보트럭들이 한 대씩 출발했다. 당초 40~50대 가량의 대형카고가 모일 것으로 예상했으나, 개인 일정상 대수가 다소 줄어든 상태였다. 그럼에도 20여 대가 같은 시간대, 한 장소에 모인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들 차량 모두는 볼보 트럭이다. 목적지는 경기도 동탄의 볼보트럭 본사. 부산과 수도권을 관통하는 경부고속도로를 따라 약 350km의 긴 구간이다. 도착 예정시간은 오후 4시.

카퍼레이드 형식을 띤 이번 행렬은 볼보트럭코리아(이하 볼보트럭)의 적극적인 제품 하자문제 해결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이루어졌다.

트럭 메이커를 위해 차주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카퍼레이드를 펼친 것은 이례적이다. 사실상 처음이다.

사건의 발단은 이랬다. 몇 년 전 볼보 대형카고 차량들이 5축 리프트 백에 잦은 파손으로 운행에 차질을 빚었다. 같은 문제로 불만을 갖고 있는 볼보트럭 차주들이 뭉쳐 위너스클럽이라는 모임을 결성하고, 동탄 볼보트럭 본사에 항의 방문을 했다.

이에, 볼보트럭 측은 고객들의 차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 행동을 취해졌다는 것이다. 개선차량개발을 위해 수시로 차주들과 연락하며 불편사항을 수시로 체크 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스웨덴 볼보트럭 본사에서 새롭게 설계한 개선차량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볼보트럭 차주와 회사측에 따르면, 현재 대형카고 5축에 관련된 트러블은 해결된 상태다. 문제된 차량들에 대한 해결은 물론, 새로운 차량들은 더 이상 고객들의 불만사항에서 완전 제외된 상태다.

25톤 볼보 대형카고 몰면서 5축 리프트 백으로 애를 먹었다는 권영호 사장. 위너스클럽을 실질적으로 이끌면서 이번 카퍼레이드를 주도한 인물이다. 볼보트럭 측과 어떠한 상의도 없이 자발적으로 모였다는 그에게 행사의 기획의도를 물어봤다.

“볼보트럭은 우리(카고차주들)의 문제를 성심성의껏 해결하려 노력했어요. 볼보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많은 부분이 개선되었죠. 경부고속도로를 오가는 화물차주들에게 “볼보트럭이 좋다”는 자발적인 홍보와 함께 볼보트럭 측에도 감사를 표하기 위한 방법으로 카퍼레이드를 기획했지요.”

위너스클럽은 350km 장거리 카퍼레이드에 나서면서, 볼보트럭에 누가 되지 않게 세심한 차량행렬에도 신경을 썼다. 자동차가 대열을 이루며 하는 행진하는 것이 일반적인 카퍼레이드지만, 교통 흐름에 방해되지 않게 대열주행이 아닌 개별주행을 했고, 목적지에서 대열을 갖추는 방식을 선택했다.

카퍼레이드 행렬은 부산신항을 출발, 오후 2시경 중간 거점인 청주 휴게소에 들렸다. 휴게소에 일렬로 도열한 볼보 트럭들의 모습은 꽤나 위용적이었다. 잠시 휴식하는 동안 몇몇의 차주들 생각도 들어봤다.

중간 거점인 청주 휴게소로 들어오는 카퍼레이드 차량들.

◆ “이해하기 어렵겠지요. 하루 일까지 포기했으니까요”
볼보 FH540 트럭을 모는 김희철 씨. “주변 타사 브랜드를 운용하는 차주들은 아마 이번 카퍼레이드를 보면,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어요. 하루 운행을 포기하고 참가하는 거니까요. 하지만 볼보트럭이 결함 해결로 고생한 만큼, 저희 또한 즐거운 마음으로 참여하는 거라 즐겁습니다.”며, 볼보트럭에 대한 남다들 애정을 과시했다.

휴게소에서 카퍼레이드를 목격한 어느 화물차주는 “자발적으로 차주들이 나서서 브랜드를 응원하는 것은 처음 본 일이라면서, 위너스클럽 차주들에게 엄지를 치켜세웠다.

20분간의 휴식이 끝나고, 이제 다시 차량에 몸을 실었다. 목적지까지 약 80km 남은 상황. 굳은 몸을 풀고 남은 거리까지 달리기 시작했다.

노을이 저물기 시작한 오후 5시. 경부고속도로 교통상황이 좋지 않아 예상 도착시간보다 1시간 가량 늦었다. 고속도로 옆 볼보트럭 본사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볼보트럭 본사에 위너스클럽을 환영하는 대형 현수막을 설치했다. 경부고속도로 양방향에서 쉽게 확인 가능하다

카퍼레이드 소식을 언제 전해받았는지 볼보트럭 본사 건물 중앙에는 “볼보트럭 위너스클럽을 환영합니다”라는 대형 현수막이 부착되어 있었다. 볼보트럭 또한 이들의 모임에 감사함을 표시한 것.

고속도로를 벗어나 본사 앞에서 대열주행을 하기 위해 도착한 순서대로 대기했다. 선두차량과 후미차량 간 거리는 약 15분 차 벌어져 있었다.

그 시간 볼보트럭 본사도 이들이 도착했다는 소식을 듣고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임직원들이 나와 이들의 차량을 반길 준비를 하고, 구내식당에서는 부산서 올라온 이들을 위해 저녁 만찬을 준비하고 있었다.

후미 차량이 대열에 합류 후 대미의 마지막 카퍼레이드가 진행됐다. 24대의 차량이 일렬로 본사에 입장했다. 카퍼레이드의 마무리를 짓는 순간이었다. 볼보트럭 본사 입구에는 볼보트럭의 임직원들은 나와 박수로 이들을 환영하며 맞이했다.

부산신항서 출발해 최종 목적지인 동탄 볼보트럭 본사에 약 6시간 만에 도착했다.

◆ 350km 달려왔더니 ‘운전자 교육’이 기다려
볼보트럭는 이들을 위해 선물도 준비해 놨다. 바로 볼보트럭의 능력을 100% 극대화 할 수 있는 ‘운전자 교육’이었다. 장거리 운전에 지칠법도 한데, 볼보트럭은 이참에 교육이란 듬뿍한 선물(?)을 내놓은 것이다. 그 내용은 기어변속 습관, 차주들이 놓치기 쉬운 차량 기능 등 갖가지 최대한의 연비를 이끌어 내는 이론 과정이 담겨 있었다. 차량 출고 시 받은 교육을 다시 받도록 하면서, 차량의 기능들을 재학습시키고자 한 의도였다.

위너스클럽의 한 멤버는 “국내 최초로 제조사를 위한 자발적 카퍼레이드를 벌였다는 것에 대해 큰 의미가 있었다며, 앞으로도 볼보트럭이 지금처럼 차주들의 말에 경청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볼보트럭 본사에 도착 후 위너스클럽 회원들이 기념 촬영을 가졌다.

볼보트럭 측 관계자는 “볼보트럭 본사에는 문(門)이 없습니다. 늘 열려있습니다. 어떤 목적의 고객과도 소통하겠다는 의지로 보면 됩니다. 트럭이라는 것이 하루 수백키로 가혹한 조건에서 운행하다 보면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해 문제를 해결하는 게 저희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볼보트럭은 채찍과 동시에 당근을 받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위너스클럽의 퍼포먼스는 볼보트럭 입장에서는 매우 고무적이지만, 한편으론 상당한 부담도 느껴진다는 솔직한 입장도 전했다. 고객의 눈높이에 맞는 차량 제품과 서비스 질을 높여야 하기 때문이다.

위너스클럽을 위해 볼보트럭은 차량의 능력을 100% 활용할 수 있는 운전자교육을 준비했다.

◆ 어떤 목적의 고객이든, “볼보트럭 본사엔 문(門)이 없습니다”
“제품은 생산과 출고과정에서 완벽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사후 서비스 대응이 매우 중요하지요. 하지만 차량 고장으로 일할 시간에 일하지 못한다면, 차량이 전재산이나 마찬가지인 차주들 입장에서는 분통이 터질겁니다. 충분히 이해하지요. 그래서 볼보트럭은 하자가 없는 차량을 생산 공급하는데 우선 역점을 두고, 출고 이후 문제가 되면 적극적으로 나서서 해결하려는 노력을 해왔습니다. 그 결실이 이번 카퍼레이드로 나타났다고 봅니다. 앞으로도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도 안게 된 것이지요.” 볼보트럭 관계자의 말이다.

이번 위너스클럽의 퍼포먼스가 주는 메시지는 결코 가볍지 않아 보인다. 어떠한 형태든 고객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달라는 것이다. 그리고 해결해 달라는 것이다.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 숱한 불만과 항의가 익숙해져 있는 상용차 업계에서 볼보트럭에 대한 ‘감사의 카퍼레이드’는 신선한 충격을 주기에 충분해 보였다.

오전 11시에 부산신항서 출발해 편도 350km, 약 6시간만에 목적지인 동탄 볼보트럭 본사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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