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르 랠리’ ‘유러피언 트럭 레이싱 챔피언십’
사활 건 질주…‘트럭 레이싱’의 모든 것

대표적인 모터스포츠 대회로 극한 속도를 내는 ‘F1(포뮬러 원)’, 계절과 지형을 가리지 않고 달리는 ‘WRC(월드랠리챔피언십)’, 24시간 동안 차량의 내구력을 경쟁하는 ‘르망24’ 등을 꼽을 수 있다.  
여기서 얻은 좋은 성적은 차량의 인기와 브랜드 인지도에 힘을 실어 주기에, 세계 유수의 자동차 브랜드들은 천문학적인 돈을 투자해 대회에 나가고 여기서 우승해 브랜드의 우수성을 입증해 나간다. 비단 이 같은 대회는 승용차나 바이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육중한 트럭들이 경주하는 모터스포츠 경기가 있다. 

사하라 사막을 횡단하는 ‘죽음의 경주’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레이싱 대회로 알려진 ‘다카르 랠리(Dakar Rally)’는 3주 동안 약 1만km~1만 4천km의 사막과 늪지 등으로 이루어진 험난한 오프로드 코스를 질주하는 대회다. 다카르랠리의 창시자인 티에르 사빈을 포함해 참가자 60여 명이 대회 도중 사망해 ‘죽음의 랠리’라고 불리기도 한다. 

도로가 아닌 사막을 가로지르는 레이싱 특성상 드라이버의 능력은 물론 기계의 성능을 극한까지 끌어올려 사용하기에 완주율은 30~50%다. 그렇기에 우승보다도 완주 자체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대회 코스는 첫 대회인 1978년부터 1994년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출발해 알제리를 거쳐 세네갈의 수도 다카르에 도착했기에 파리-다카르랠리로 불렸다. 이후 도로 사정 등을 감안해 매년 코스가 변경됐으나 사하라 사막 구간만큼은 꼭 포함했다. 

차종은 부문별로 바이크, ATV, 자동차, 트럭 등으로 참가 차량을 구분할 수 있는데, 이중 트럭부문은 양산트럭(T4-1)과 개조트럭(T4-2) 클래스로 나뉜다. 

트럭부문의 차량 규정은 공차중량 3,500kg 이상 차량이 속하며, 8~10톤급 차량들이 참가한다. 엔진에 별다른 규정을 두진 않지만 일반적으로 배기량 13~16리터급 엔진에 1,000마력을 발휘하며, 모래언덕에서 수십 미터를 날아갈 수 있도록 서스펜션에 많은 신경을 세우고 있다.

랠리 참가 트럭 제조사로는 MAN, DAF, 르노, 이베코, 히노, 타트라, 카마즈 등 세계 유수의 상용차 브랜드들이 참가한다. 전통적으로 건설용트럭과 군용트럭을 판매한 브랜드가 우수한 성적을 차지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참고로 이 대회는 FIA(국제자동차연맹)의 공인 대회가 아니며, 우승 상금은 없다. 하지만 매년 300여 개의 팀들이 인간과 자동차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모여들고 있다.


 

서킷을 질주하는 극한의 레이싱 

다카르 랠리가 인간의 발길이 닫지 않는 곳에서 열리는 대회라면, 경주차가 다니는 서킷서  속도로 우열을 가리는 트럭 대회도 있다. 바로  FIA 공인 대회인 ‘유로피언 트럭 레이싱 챔피언십(European Truck Racing Cham pionship, 이하 ETRC)’ 이다. 

1985년부터 매년 개최되는 ETRC는 트럭의 F1으로 불리고 있다. 스페인, 이탈리아, 벨기에, 헝가리, 슬로바키아, 체코, 독일, 프랑스 등 유럽 8개국의 주요 서킷에서 승부를 본다.

참가 제조사는 MAN, 이베코, 메르세데스-벤츠, 프라이트라이너 등으로, 이들 업체는 차량을 제공하며, 레이싱 팀들이 트럭을 일부 개조해 경주에 출전한다. 올해의 경우 22개의 팀이 참전했다.

0.1초를 다투는 서킷서 트럭의 내구성과 주행능력을 알아볼 수 있는 만큼, 유럽 트러커들의 자존심이 달려 있어, 매년 45만 명의 관람객이 ETRC를 보기 위해 찾아온다. 

대회 규정은 50대 이상 양산된 4×2 트랙터에 차량 최소 무게는 5.3톤에 달해야 한다. 일반적인 4×2 트랙터가 참가한다고 보면 된다. 다만 엔진의 경우 튜닝을 통해 1,000~1,200마력까지 끌어 올린 만큼, 안전을 이유로 160km/h로 제한속도가 걸려 있다. 

외관상 일반 트럭과 큰 차이는 찾기 어렵다. 스폰서 스티커와 화려한 랩핑 그리고 고속에서 코너 공략과 직진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트럭의 차체를 도로와 맞붙을 정도로 낮춘 정도다.

ETRC에서는 기존 모터스포츠서 볼 수 없는 몇 가지 묘미가 있다. 바로 충돌에 대한 패널티가 상당히 적다. 승용차가 달리는 좁은 서킷에서 트랙터가 달리는 만큼, 고의성을 제외하면 어느 정도의 충돌도 허용돼, 서킷서 트럭 간 치고받는 치열한 육탄전을 보는 것이 백미다.

또한 안정적인 제동을 위해 냉각장치로 물을 사용할 수 있는 것 또한 다른 모터스포츠에서 볼 수 없는 이색적인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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