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ucks-상용차업계’ 함께 한 애환의 20년
IMF때 탄생해, 업체들과 생사고락 함께…
새 비전·새 시대 창출해가야 할 과제 안아

IMF 위기 속 <Trucks 2000> 탄생
2000년 1월 1일.
<TRUCKS 2000>이란 제호로 제1호판 <Trucks>가 상용차 업계에 첫인사를 올렸다.

통권(通卷) 1호 <Trucks>의 내용을 뒤져보면 트럭, 특장차 등 주로 트럭 분야를 핵심 구성으로 한 뒤 부품과 용품 정보를 일부 가미시켰다.

목차구성에서, △수송용트럭(소형 및 중대형 카고트럭, 트랙터) △건설용트럭(덤프 및 믹서트럭, 콘크리트펌프카) △특장차(수송, 환경, 탑차, 특수차량 분야 등) 등 크게 세 부문으로 나뉘어 있다.

여기에 타이어와 부품 부문을 가세시킴으로써 <Trucks> 1호의 제품 구성을 완성시킨 것이다. 20년이 지난 40호의 <Trucks & parts>구성과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러다 보니, 그때나 지금이나 국내 상용차 시장은 외형적으로 별반 다르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한편으론 초기 <Trucks & parts>의 기본 방향을 잘 잡았다는 생각마저 들게도 한다.

무엇보다 <Trucks & parts>를 구성하는데 있어서, 어떤 브랜드(업체)에 어떤 제품들을 수록해 제공했느냐는 점일 것이다.

<Trucks & parts>가 탄생한 2000년은 1997년 11월 외환위기(IMF)의 영향에서 벗어나려고 몸부림치던 때로, 경제적으로 대혼돈기를 겪고 있던 상태였다. 물론 정치적, 사회적으로도 대립과 혼란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완성상용차 업계, 현대차 외 모두 정리
그럼에도 당시에는 완성형 트럭을 생산하는 브랜드들은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했다. 얼마되지 않아 이들 업체는 IMF를 견디지 못하고 부도와 파산, 인수합병 등으로 정리되기는 했지만, 당시의 상황은 상용차 업계 및 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뒤집어 버릴정도로 엄중했고 참담했다.

한마디로 대기업, 중소기업 할 것 없이 “살 자와 죽을 자, 그리고 사라질 자”로 상용차 업계를 짓누르는 분위기였다.

당시의 상용차 시장 상황을 좀더 돌이켜보자. 상용차 업계는 소형트럭부터 중형트럭 그리고 대형트럭까지 풀라인업 체제를 갖춘 현대자동차가 그 중심에 있었고, 이런 상황은 지금까지 이어져오는 형국이다.

현대차의 막강한 영향력 혹은 지배력 하에서 1톤부터 5톤까지 중소형 트럭은 기아자동차가, 8톤 이상 대형트럭에선 대우자동차가 경쟁상대로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그러나 기아차와 대우차는 현대차와 경쟁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단지 경쟁차종에서 점유율을 어느정도 확보하느냐가 관건이었다.

이렇듯 현대차, 기아차, 대우차 3사는 2000년 전후의 상용차 시장을 이끌던 대표적인 토종 상용차 메이커로 일정부분 경쟁관계를 유지했다. 이들 3사는 사실상 상용차 보다는 주로 승용차를 기반으로 한 경쟁관계를 형성했다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삼성차 죽자, 상용차도 역사속으로
이런 구도 속에 아시아자동차, 쌍용자동차, 삼성상용차 3사도 빼놓을 수 없다.

아시아차는 트럭·특장차를 비롯, 일반 및 고속버스, 우등버스 외 지프 등을 주로 생산하여 국내 상용차 전문 제조업체로 발돋움했다가, 결국은 기아차에 흡수되는 비운을 맞게된다. 아시아차를 흡수한 기아차 역시 현대차에 흡수되는 냉혹한 현실을 겪고 만다.

무쏘, 코란도 등 4륜 지프를 기반으로, 일부 특장차 사업을 했던 쌍용차는 대내외적인 풍파 속에 상용차 사업을 접고만다.

당시 쌍용차는 고속·관광버스를 비롯해 트랙터, 트레일러, 탱크로리, 믹서트럭 등 산업물자 수송용 차량 위주로 130여 개의 차종을 개발해 생산했다. 현재 공사현장에서는 여전히 쌍용 브랜드의 믹서트럭을 쉽게 발견할 정도로, 상용차 업체로서의 쌍용차는 무시 못 할 존재였다.

무엇보다 상용차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업체가 있다면, 삼성상용차일 것이다. 고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의 소원이던 자동차 시장 진출이란 꿈을 실현하기위해 삼성그룹은 우선 교두보로 일본의 닛산디젤기술을 가져와 ‘삼성상용차’를 설립했다.

다시 말해, 삼성그룹이 진출한 상용차 시장은 승용차 시장 진출을 위한 명분 쌓기의 사전 단계에 불과했다. 자동차 시장에서 ‘삼성’ 진출은 현대차 입장에서는 매우 달갑지 않은 과정이기도 했다.

삼성자동차 역시 IMF로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프랑스의 르노에 매각되는 절차를 밟게 된다. 현재의 ‘르노삼성자동차’가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결국 삼성그룹의 자동차 진출 꿈은 산산이 무너지면서, 자동차 진출 교두보의 역할을 위해 탄생한 삼성상용차는 의미가 없어져 버렸다. 삼성에서 상용차 역시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만다.

특장업계도 부도 한파…수입트럭 ‘꿈틀’
정도는 약했지만, 특장차 업계 역시 시련을 피하지는 못했다. 특장차 업계의 광림특장차 양대 축을 이루던 수산중공업의 부도. 이 회사는 업종을 구분해 하나는 수산중공업으로 유지하고, 하나는 수산특장(현재 CSM특장)으로 떨어져 나가게 된다.

광림특장차 역시 부도와 함께, 주인이 바뀌었다. 현재는 광림으로 대(代)를 잇고 있다.

특장차 업계에서 광림과 수산, 수산과 광림은 뗄 내야 뗄 수 없는 경쟁 관계를 형성하면서, 국내 특장차 산업을 이끌어 왔고 현재도 이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대표적인 특장차 업체들이다.

당시나 지금이나 특장차 업계는 독자적인 영역을 개척해 자생력을 키우려는 업체와 대기업의 하청관계, 즉 OEM 관계를 통해 안정적인 경영기반을 가지려는 업체로 나뉘어지고 있다.

불행히도, 한국의 특장차 산업은 대기업에 종속되려는 경향 때문에, 자생력에 있어 큰 의문을 던져주고 있는 실정이다.

완성상용차 업계, 특장차 업계에 이어 빼놓을 수 없는 영역이라면 수입트럭 시장이다. 이때 수입트럭은 스카니아와 볼보트럭이 유일했다. 한라중공업이 이베코 덤프트럭을 수입판매하기는 했지만, 한라중공업의 부도로 이 사업도 접게 된다.

글로벌 시대…<Trucks>는 계속 전진한다
IMF라는 국가 최대의 경제 위기 속에서 탄생한 <Trucks & parts>.

<Trucks & parts>는 지난 20년 동안 상용차 업계에서 무엇을 바라봤고, 전달하려고 했는지 명확히 해 왔다. ‘상용차 정보’였다. 단순히 정보를 제공한다는 의미를 넘어, 공유하면서 관련 산업을 더욱 발전시키려는 노력을 뒷받침했다.

앞으로의 비전이 있다면, 글로벌 시대의 흐름에 <Trucks & parts>가 함께하고, 새로운 시대를 창출해나가는데 <Trucks & parts>가 다소나마의 역할과 존재가치가 있기만을 바랄뿐이다.

저작권자 © 상용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