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상용차업체 등 기술 개발 경쟁 치열
IT기업, 스타트업도 다양한 형태로 개발
국내선 최종배송 단계 도입 시 효과 커

■ 한국교통연구원 연구보고서 분석 ■
자율주행트럭. 물류시장이 직면하고 있는 운전자 고령화 및 부족, 물류비 상승 등 다양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개발 열기도 뜨겁다. 내로라하는 글로벌 상용차 업체는 물론 IT(정보통신) 기업까지 경쟁에 뛰어들었다. 한국교통연구원이 발표한 ‘자율주행 화물차 개발 현황과 국내 시장 적용방안’을 토대로 최근 개발 중인 자율주행트럭과 도입 시 기대 효과 등을 분석해봤다.

볼보트럭 베라

상용화 속도 내는 볼보·벤츠트럭
자율주행트럭을 개발 중인 상용차 브랜드 중에서는 볼보트럭과 벤츠트럭이 눈에 띈다.

볼보트럭은 자율주행과 전기트럭의 장점을 결합한 자율주행전기트럭 ‘베라(Vera)’를 개발하고 있다. 베라는 운전석이 없는 트랙터 헤드와 트레일러 형태로 분리돼있다. 헤드 부분이 화물이 탑재된 트레일러 밑으로 들어가 연결된 후 이동하는 구조다. 최대 적재용량은 32톤 수준이다.

베라의 주요 기술적 특징은 센티미터(cm) 단위로 차량의 위치를 파악하고, 모니터링하여 차량에 발생하는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이다. 차량의 위치, 배터리 잔량, 정비 요구사항 등에 대한 피드백(feedback)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같은 경로를 운행하는 차량과 연계하여 교통흐름을 최적화할 뿐만 아니라 배기가스가 없고 소음이 적어 친환경적이라는 장점도 갖췄다. 베라는 현재 개발 단계이며, 상용화 시점은 정해진 바 없다.

벤츠 퓨쳐트럭.

벤츠트럭도 꾸준히 자율주행 기술을 내놓고 있다. 지난 2014년에 이미 자율주행 컨셉 트럭인 ‘퓨처트럭(Future Truck)’을 소개했다. 상용화 시기는 2025년이다.

이듬해인 2015년에는 트럭에 탑재된 카메라나 레이더를 이용해 주변 상황을 감지하고 주행하는 ‘하이웨이 파일럿(Highway Pilot)’ 시스템을 발표했다. 또 미국에서 세계 최초로 자율주행트럭 도로주행 번호판을 취득하여 일반도로에서 군집주행을 시행하기도 했다.

2016년에는 네덜란드 정부가 주도한 트럭 군집주행 실험에 참가해 군집주행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쳤고, 지난해 9월에는 하노버 국제상용차박람회(IAA)에서 양산형 부분 자율주행 시스템인 ‘액티브 드라이브 어시스트(ADS, Active Drive As sists)’ 기술을 선보인 바 있다.

ADS는 액티브 레이더와 카메라를 통해 얻은 도로정보를 결합해 차량이 스스로 제동, 가속, 조향 등을 하는 시스템이다. 기본적으로 운전자의 개입을 필요로 하지만 운전의 편의성과 사고예방 측면에서는 큰 기여를 할 것으로 평가받는다.

현대 자율주행트럭.

국내에선 현대자동차가 개발에 한창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8월 대형 트레일러를 연결한 자율주행트럭으로 약 40km 구간을 주행하는 데 성공했다. 주행은 미국자동차공학회(SAE) 기준 3단계로 이뤄졌다. 국내에선 최초로 이뤄진 자율주행 시연인 만큼 의미가 컸다.

IT·스타트업도 개발 열기 후끈
자율주행트럭 개발 열기는 장외에서도 뜨겁다. IT기업 구글과 물류업체 쑤닝, 스타트업 투심플 등 다양한 업체가 개발에 뛰어들었다.

웨이모 자율주행트럭.

가장 주목받는 것은 구글이다. 구글의 자율주행사업 부문인 ‘웨이모(Waymo)’는 지난해 3월부터 미국 조지아주에서 자율주행트럭 시범운행을 시작했다. 대형급으로 제작된 이 자율주행트럭은 구글 데이터센터 내 화물운송을 담당하며, 안정적인 기술력을 입증하고 있다.

웨이모 관계자는 대형트럭의 경우 길이가 길고 회전반경이 커서 고려해야할 요소가 많지만, 그동안 축적한 기술을 토대로 안전성을 높이고 있는 단계라고 밝혔다.

중국 물류업체인 ‘쑤닝(Suning Logistics)’은 자율주행 중장비트럭 ‘스트롤링 드래곤(Strolling Dragon)’ 개발에 한창이다. 

중국 물류업체 쑤닝의 자율주행트럭 ‘스트롤링 드래곤'

스트롤링 드래곤은 운전자가 탑승한 상태에서 완전자율주행을 할 수 있는 레벨4 자율주행 능력을 갖췄으며, 다양한 첨단장치를 장착한 것이 특징이다. 인공지능(AI), 딥러닝 기술, 레이더 등을 갖춰 300m가 넘는 거리에서도 장애물을 빠르게 인식할 수 있다. 

중국 스타트업인 ‘투심플(Tusim ple)’은 항구의 무인화를 시도하고 있다. 항구 시스템에 연결된 자율주행트럭과 무인 컨테이너 운영 솔루션을 함께 도입해 운송에 필요한 인력을 크게 줄일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자율주행트럭 시대…기대 효과는?
차량 무인화 시대로 가는 흐름은 거스를 수 없게 됐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자율주행트럭이 등장할 경우 물류산업 패러다임이 획기적으로 바뀔 전망이다. 우선 자율주행트럭이 상용화되면 교통사고율이 현저히 낮아진다.

첨단센서를 통해 도로의 모든 변수에 대응하면, 이론상으로 사고가 발생할 일이 없다. 덩달아 연비도 향상된다. 사고 위험이 낮아지니 차체를 가벼운 소재로 제작할 수 있고, 중량 감소를 통해 연비효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 

또 운송시간이 줄어들고 정확해져 운영효율이 극대화된다. 운전자에게 필요한 수면, 식사, 휴게시간 등이 운송시간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장거리 운송이 잦은 미국, 유럽, 중국 등에서 더 큰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자율주행트럭 도입은 시장 환경을 고려해야 한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가령 좁은 면적에 물류센터가 밀집된 국내 운송시장의 경우 최종배송 단계에서 자율주행을 도입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계산이다.

최종배송에 자율주행 기술을 접목하면, 짧은 거리를 이동할 때마다 운전석에 올랐다 내렸다하는 번거로움을 덜 수 있다. 노동자의 근로환경 개선은 물론 운송효율성까지 함께 높일 수 있는 셈이다. 

상용차업체부터 굴지의 IT기업까지 뛰어든 자율주행트럭 시장. 먼 미래일지 가까운 시일일지는 모르지만, 물류업계의 혁신적 변화를 불러올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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