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이상 화물차 2013년 15.5%→23.4%로 늘고
10년~15년미만 화물차는 30.5%→17.9%로 하락
359만대 중 84만대(23%) 수출·폐차도 어려워

도로에서 운행되고 있는 화물차 10대 중 4.1대가 10년 이상 운행된 노후 화물차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2.3대는 15년 이상의 ‘극노후화’된 화물차들이다. 특히, 매년 화물차의 노후화 현상이 심화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화물차 시장에 신차 유입이 적은 대신, 기존 차량을 더 많이, 더 오랫동안 활용하려는 분위기가 읽히는 대목이다. 한편으론, 수출과 폐차 등 최후의 수단까지 막히고 있는 실정이다.

20년전 쌍용자동차가 만든 화물차들이 현재도 물류현장에서 버젓이 활용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8년 말 국내 등록된 전체 화물차 359만대 중 차령 10년을 넘긴 노후 화물차는 148만대로 나타났다. 전체 화물차 등록대수의 41.3% 수준이다.

전체 등록대수 늘며 노후차 비율 감소세
좀 더 분석해 들어가면, 연차에 따른 화물차 등록 양상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 2010년 이후 택배 산업의 급속한 팽창으로 인해 신규 화물차가 대거 시장에 진입하면서 전체 화물차 등록대수 상승을 견인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전체 화물차 등록대수가 2013년 말 기준 320만여 대 수준에서 약 12.2% 증가한 359만여 대까지 늘어났다. 

같은 기간 정부는 국내 대기환경 개선을 위해 조기폐차 보조금 지원 사업과 노후 화물차 수도권 진입 금지와 같은 각종 정책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노후 화물차 대수를 조절해왔다. 그 결과 차령 10년 이상의 노후 화물차는 지난 2013년 이후 150만여 대 내외로 꾸준히 유지됐다. 결과적으로 노후 화물차의 비율은 지속적으로 감소한 셈이다.

노후차 등록대수 보합 반면, 극노후화 가속
차령 10년 이상의 노후 화물차 등록대수는 매년 비슷한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지만, 문제는 정부 정책이 미치지 못한 차령 15년 이상의 극노후화된 화물차들이 급속도로 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최근 5년 사이 화물차가 39만대 정도 늘어나는 동안, 차령 15년 이상의 노후 화물차 역시 거의 비슷한 수준인 35만대 가량 증가했다. 

비율로는 5년 전인 2013년 전체 화물차의 15.5%(49만 4,018대) 수준에서,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23.4%(83만9,148대)에 육박했다. 5년 사이 7.9% 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이에 반해 10년에서 15년 미만은 2013년 30.5%(97만4,236대) 수준에서 2018년에는 17.9%(64만1,154대)로 절반 가까운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화물차 노후화가 질적으로 악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차량 노후화 규제 땐 반발 뻔할 듯
한편, 지난 1998년, 정부는 화물차 13년, 1톤 미만 용달차 10년이었던 화물차 내구연한을 폐지한 바 있다. 버스의 내구연한 유지와는 대조적인 조치다. 차량 대차 시 보조금을 지급하는 버스와는 달리 트럭의 차량연한이 경기부양을 억제한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정부는 차령 7년 이상 차량에 대해 의무적으로 배기가스 정화장치를 장착하도록 제도를 마련하고 노후차량 대·폐차에 대해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업체들도 조기폐차 기조에 탑승하여 지원금을 지급한다고 속속 밝히고 있다. 그럼에도 화물차 운전자들은 강제적인 법규가 없는 마당에 굳이 차량을 폐차할 생각이 없다고 한다. 

화성시 마도면에서 만난 한 2002년식 노후 덤프트럭 차주는 “보조금 수준이 높아졌다지만, 덤프트럭 가격이 한두 푼 하는 것도 아니고 여전히 2억원을 호가하는 신차를 구매하기엔 큰 부담”이라며, “더욱이 신차 구매 시 부담해야 할 할부 값보다 현재 차량의 수리비가 적기에 차량이 움직이는 한 최대한 고쳐가며 오래 타려고 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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