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예산 300대분 편성…전년 대비 2배 늘어
지자체별 희망대수 371대 중 서울시가 100대
일부에선 수소버스 희망…2월 중 확정 예정

지방자치단체들의 전기버스 보급 경쟁이 후끈 달아올랐다. ‘전기버스 모시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정부의 미세먼지 감축 기조와 맞물려 전기버스 보조금 예산이 확대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지자체별 전략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충전시설 확보 여부, 대체차종 도입 등 다양한 이유로 온도차가 감지됐다.

서울시에 도입될 전기버스. 왼쪽부터 ▲일렉시티(현대차) ▲e-Fibird(에디슨모터스) ▲하이퍼스(하이거).

전기버스 보조금 예산을 담당하는 환경부에 따르면 올 한해 전기차 보조금으로 책정된 금액은 지난해보다 53.4% 늘어난 5,403억원. 이 가운데 전기버스는 총 300대분의 예산을 배정받았다. 지난해 150대에서 1년 새 두 배가 늘어난 규모다.

전기버스 보조금은 차급에 따라 차등 지급된다. 9m 이상(35인승 이상) 대형버스에는 대당 1억원, 9m 미만 중·소형 전기버스에는 대당 6,000만원의 보조금이 주어진다.
 

신청대수 늘린 서울·경기·대구·제주 
지난해보다 보조금이 대폭 늘긴 했지만, 지자체의 전기버스 수요를 따라가기엔 부족해 보인다.

상용차정보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서울시 등 전국 17개 시도의 전기버스 도입 희망물량은 환경부가 책정한 300대를 넘어선 371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조금 규모가 확대되면서 상당수 지자체가 희망 도입대수를 상향 조정한 결과다.

지자체별로는 서울시가 전체의 30% 수준인 100대로 가장 많고, 경기도(79대), 부산시(40대), 대구시(30대)가 뒤를 이었다. 

특히, 서울은 지난해 말 본지 조사 결과 65대였던 희망 도입대수를 올 들어 100대까지 올려 잡았다. 경기도(73대→79대)와 대구(15대→30대), 제주도(0대→20대) 등도 기존보다 많은 전기버스 도입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버스업계 한 관계자는 “대기환경 이슈와 전기버스에 대한 지자체의 인식이 바뀌면서, 전기버스 수요가 크게 늘었다.”며, “환경부가 당초 계획대로 500대 규모의 보조금 예산을 책정했더라도 수요를 채우는 데는 별 무리가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역 여건 고려한 충북·강원·전남
전기버스 도입 희망물량을 늘리지 않고 기존과 같은 신청대수를 유지한 지자체들도 있다. 지역 내 충전시설과 도로환경, 운영예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무리한 도입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의도다.

충청북도가 대표적인 사례다. 충북도는 기존 계획대로 15대의 전기버스를 도입해 운행한다는 전략이다. 국토부의 저상버스 보조금과 환경부의 전기버스 보조금을 함께 받을 수 있는 ‘저상형 전기버스’를 구입하는 것이 골자다.

충북도 관계자는 “더 많은 전기버스를 도입하면 좋겠지만, 도내 도로여건 상 저상형 전기버스가 다닐 수 있는 지역이 한정돼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유동인구가 많고 전기버스 수요가 높은 청주시 도심지에 전기버스를 투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전기버스를 운행했던 강원도 역시 도입 희망대수를 늘리지 않았다. 강원도는 올림픽 기간 마련한 충전시설과 도 예산 등을 고려해 올해 총 5대의 전기버스를 도입할 계획이다.

전기버스 1대 도입을 신청한 전라남도의 경우는 상황이 조금 미묘하다. 올해 전기버스 도입을 희망했던 완도군이 포기 의사를 밝히면서 새 주인을 찾아야 하는 상태다. 전남도 관계자는 환경부로부터 전기버스 물량을 우선 배정받은 뒤 필요한 지역에 도입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수소로 눈길 돌린 충남·대전·울산
전기버스의 경쟁차종인 수소연료전지버스(이하 수소버스)로 눈길을 돌린 지자체도 있다. 충청남도는 올해 11대의 전기버스를 신청하려던 것을 6대로 줄이고, 9대의 수소버스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충남 서산시에 5대, 아산시에 4대의 수소버스를 투입한다.

대전시와 울산시도 수소버스 도입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두 지자체는 다른 광역시들과 달리 전기버스 도입을 신청하지 않고, 수소버스 시범사업에만 신청서를 냈다. 

다만, 대전은 수소버스 시범사업 대상 지역으로 선정되지 않아 하반기 추가 선정을 노리고 있으며, 울산은 올해부터 3대의 수소버스를 도입한다.

이밖에 시범사업에 선정된 서울 등 7개 지자체에도 수소버스가 투입된다. 서울 7대, 광주 6대, 부산 5대, 창원 5대, 서산 5대, 아산 4대, 울산 3대 등 총 35대의 수소버스가 전국을 누빌 예정이다.

한편, 지자체별 전기버스 도입대수는 2월까지 확정될 예정이다. 환경부는 지역별 형평성, 충전소 및 차고지 구축 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전기버스 보급 물량을 확정·고시할 방침이다. 수소버스는 상반기 35대를 시범운행하고, 하반기 추가 보급 지역을 선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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